어머니의 흔적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소중한 어머니의 상속재산을 정리해야만 했다.
어머니가 병원에서 일 년을 넘긴 시점에 이르니
여기저기서 조언이 들어왔다.
부동산은 살아계실 때 정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주 복잡하다고…
더구나 우리에게는 먼저 간 형제가 있어 더욱 그러하다는 조언을 해 주곤 했다.
부동산이라야 작은 아파트 한 채이고
어머니 명의의 통장 예금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난 8월 10일에 아파트 매매가 이루어지면서
매매금이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이 되었고
그 후 19일에 어머니 면회를 했고
23일에 집 정리를 마치고 나니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이다.
지금 우리 형제들은 이 모든 일들을
어머니께서 정리해 주신 것이라고 말을 하곤 한다.
며칠에 걸쳐 자녀들이 각종 서류 준비하여
은행에서 심사를 마치고 어머니 예금통장 모두가 해지 되면서
금액 일체를 받았고, 은행 문을 나서는 순간
또 한 번의 울음이 복받치는 것이다.
그 금액을 N분의 1하여 모두에게 똑같이 배당하였다.
지난 금요일 오후였다.
형제들이 흩어져 생활하고 있기에 모든 절차를 내가 다 처리했다.
토요일,
남편이 그동안 수고했다며 위도 상사화 보러 가자고 한다
어머니 장례식날 이야기한 상사화를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꽃이 다 졌을 텐데…하면서도 따라나섰다.
배가 출발하기도 전에 갈매기들이 날아든다.
사람들이 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서다
배 매점에서 새우깡 한 봉지를 2천 원 주고 사서
빈 봉지가 되도록 뱃전에 서서 갈매기들에게 건네 주었다
갈매기들은 용케도 새우깡 부분만을 입으로 채 가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재주가 참으로 기특하다
배 운행 시간이 1시간 이었는데
갈매기들은 한 번도 쉬지 않고 뱃머리에서 꽁무니 사이를 원을 그리며
반복적으로 날고 있었다.
때론 멀리 던져주는 새우깡을 딱 받아 먹는 모습도 놀라웠다.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부러웠다.
내 손가락은 다치지도 않고
새우깡을 채 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차츰 내 마음이 밝아진다.
내 옆에 와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내 행동에 동기성이 부여되며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 울 어머니도 이제 편안 하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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