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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황매산의 철쭉은

물소리~~^ 2023. 5. 12. 15:01

 

▲ 축제장에서 바라본 풍경

 

내가 속한 여성 산악회는 매월 둘째 목요일에 산행을 한다

나는 작년 11월에 참석을 했고 그 뒤로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하고 있었다.

며칠 전, 5월 산행은 경남 합천 황매산이라는 공지를 받았다.

아, 그곳은 지금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지 않은가!

나는 그 산을 한 번도 못 가 보기도 했을 뿐 아니라

철쭉보다는 가을 억새철이면 늘 가보고 싶다는 마음만 지녔던 곳이다.

 

업무일정을 조정하고 따라나서기로 하고 신청을 했다.

철쭉 축제기간이 14일까지라 했지만

이미 꽃은 많이 졌을 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꼭 꽃이 아니라 산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멀리 가는 만큼 아침 일찍 서둘러야 했다.

5시에 일어나 이것저것 챙기고 6시 40분 버스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섰다.

 

10시 10분경에 황매산 주차장에 도착,

한참을 걸어올라 셔틀버스를 타고 오른 후 버스에서 내려 다시 걸어 오르니

축제장과 산등선에 곡선을 이루며 피어있는 철쭉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창 시기가 지나서인지 아니면 주말이 아닌 평일이어서인지

축제장도 시들하고 꽃들도 힘이 없어 보였다

대신 여럿이 어울리는 흥이 꽃마음처럼 환하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이제 초록을 두르고 있는 산야가 참으로 싱그럽다

녹색 잎들은 윤이 나는 화장품이라도 바른 듯 반짝인다.

스치는 솔바람은 예쁜 나뭇잎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살짝 내 이마의 땀을 훔쳐 주기도 하니

이 계절에 대접을 받는 듯싶은 내 어깨가 우쭐 거린다.

 

▲ 산괴불주머니

 

 

 

 

 

 

 

 

▲ 오른쪽 저 위가 1,000m 고지

 

버스 좌석 짝꿍은 정상까지 다녀오겠다며 빠른 걸음으로 선두를 지키며 걷고 있다

나 역시 그럴 마음으로 함께 걷고 있는데

뒤에서 모임을 같이하는 친구가 나를 부르며 같이 가자며 붙잡는데

그 친구와 함께 걷다가는 정상까지 오를 수 없을 것 같았다.

약속시간이 없으면 천천히 라도 다녀올 수 있는데

우리는 2시 30분까지 모두 다시 주차장에 모여야 한다.

빨리 걷는 것도 좋지만 오를수록 철쭉꽃들이 많아지고

철쭉나무 사이사이로 길을 미로처럼 만들어 놓았으니

친구와 나는 이리저리 걸으며 꽃에 취하다 보니 정상팀을 놓치고 말았다.

그래도 좋았다

정상이 1,100m인데 우리는 그렇게 1,000m 고지의 철쭉평원에서 놀고 놀았다.

 

 

▲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 각시붓꽃

 

▲ 철쭉사이의 미로에서 한참을 놀았다.

 

▲ 씀바귀

 

 

▲ 쥐오줌풀

 

▲ 미나리아재비

 

한참을 놀다 그늘에 앉아 먼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이렇게라도 자연 속에 들어와 있음이 정말 좋았다

친구는 자기 때문에 정상에 가지 못한 나에게 미안함을 표한다.

사실 요즈음 무릎 때문에 치료를 받고 있어 조심스럽다 한다..

나는 덩달아 철쭉과 오래 함께하고 빨리 걸으면 보이지 않을

낮은 자세로 피어있는 야생화도 만나서 좋았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준비해 간 점심을 맛나게 먹고 있는데

바로 옆 나무 둥치에 자라고 있는 식물이 보인다

아니! 분명 족두리풀!이라고 생각하면서 점심을 먹고 잎을 헤쳐보니

과연 한창 시기를 지난 꽃이 숨어 있었다.

 

아 ~오늘 비록 활짝 핀 모습은 아닐지라도

철쭉을 원 없이 만나고 야생화들도 만나고 참 즐거운 하루였다.

 

▲ 족도리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