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어느 곳을 여행하든 이상하게도 어디에서 잠을 자고
무얼 어떻게 먹었는지 관심이 전혀 없다.
하니 다녀와서 되돌아볼 때면 간혹 시간을 헷갈리는 때가 있다.
저녁 식사를 콤옴보에 다녀온 후에 했는지,
가기 전에 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어둠 속에 마차를 탔던가?
어쨌든 우리는 크루즈로 돌아와 잠을 잤고 크루즈는 밤새 북쪽으로 이동했다.
다음 날, 에드푸신전을 가기 위해 우리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마차를 타고 신전까지 갔다.
그랬다. 새벽 4시부터 움직여 크루즈에서 나와 어둠 속에서 마차를 탔다..
하니 마차는 콤옴보가 아닌 에드푸신전을 가면서 새벽에 탔던 것이다.
아침 도시락이라고 호텔에서 받았는데 나중에 보니 빵 몇 개와 사과 1개, 주스1팩이 들어 있었다.
사과 맛이 참 좋았다.
마차를 타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미리 마차와 약속이 되어 있었던 듯싶지만 두 대가 조금 늦게 온 것이다.
아마도 우리 일행을 태우던 버스는 아직 업무시간이 안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우리 일행들에게 마차 경험을 시키려 한 것인지
어둡고 낡은 거리를 마차 타고 달리는데 스치는 마차의 마부들끼리는
무엇이 즐거운지 쾌활한 목소리로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들을 주고 받는다.
마부들의 밝은 목소리가 어둠을 밝히는 것처럼 들렸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에드푸신전 출입문에는 이미 신전을 들어가기 위한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한참 줄이 엉킨 채 서 있는데 우리 가이드 말,
현지 가이드가 뒷문으로 더 빨리 들어가는 방법을 찾았다며 모두 이동시킨다.
아무튼 조금 빨리 들어가게 되었다.
어렵게 뚫고 들어간 신전이지만 한참을 돌아 걸어 걸어 탑문 앞에 도착했다.
멀리 호루스 신의 조각상이 보인다.
탑문 앞 양쪽에 매의 형상을 한 호루스 신과
머리에 왕의 이중관을 쓴 형상의 호루스 신이 위엄한 자태로 서 있었다.
에드푸 신전은 호루스 신전이기도 했다.
이집트 마지막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가 기원전 304년이라하니
이 신전은 대충 2300년 전에 이집트 전통을 따라 신전을 건설했다고 한다.
신전의 탑문은 높이 36m, 너비 137m의 장대한 규모의 신전으로 강 근처에 세워졌지만
좀 더 높은 곳이어서 홍수의 위험이 없어 전형적인 구조의 부조 등의 보존상태가 아주 양호하다고 했다.
필레신전의 이야기에서 이미 알았지만 호루스는 죽었다 살아 난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이다.
호루스는 사랑과 미의 여신 하토르와 결혼한다.
이 신전이 호루스 신에게 봉헌된 이유 중 하나는
호루스가 자가 아버지를 죽인 삼촌(작은아버지)을 복수로 죽인 장소여서 라는 설명이다.
위의 탑문 부조의 호루스 신의 몸통은 사람 모습인데 탑문 앞 조각상은 매의 모습으로 표현 했다.
아침 6시 조금 넘은 시간, 날씨가 추워 마스크와 여벌 옷으로 중무장했다
낯선 나라, 낯선 곳에서 3천년전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 호루스 신 몸에 살짝 손대고 있는 나를
뒤 벽에 새겨있는 호루스 신의 부인 하토르 여신이 행여 샘을 냈을까?
소신전에서 함께 사진 찍었으니 웃으며 봐주었을 것 같다.
몇군데 신전을 다니고 보니 신전의 순서가 절로 익혀진다.
신전 양식의 공통점은 탑문으로부터 일직선으로 공간이 꾸며져 있다는 믿음이었지만
어찌 단 시간내의 이 신비로움을 알 수 있을까
앞으로 몇 군데 더 가 보는 일정이 있으니 더 눈 여겨 보리라 다짐한다.
▼ 위 사진의 제2 탑문의 장문에 새겨진 부조로 (탑문 오른쪽)
이 신전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지었음을 증명 하는 것 같았다.
호루스신은 파라오의 화신으로 여겨지며 이집트 왕권에 중요한 신인데
에드푸는 그 숭배의 중심지였다.
구조는 이집트 신전의 양식을 따랐는데 그 장대함과 양호한 보존 상태는 특별히 다뤄야 할 정도라고 한다.
호루스신전에는
이집트 신전의 훌륭한 장식성을 상징하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고 했다.
후에 이집트가 로마제국의 속주로 편입된 후
호루스 신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태양신 아폴론과 동일시되었기도 했지만
콥트교도가 오래도록 이곳에 거주하면서 연기를 피움으로 천정이 검게 그을려 있을뿐 아니라
부조도 많이 손상되었다고 한다.
패키지여행의 단점이다. 가이드는 더 이상 안내를 하지 않고
우리에게 자유롭게 둘러보라고 했지만 무얼 알아야 여기저기 볼 수 있는 것 아닌지...
새벽이라 춥기도 하거니와 많은 사람들 속에 일행이 흩어져 버리니
남편과 나만 남은 것처럼 생각되어 돌아 나왔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 유명한 왕가의 계곡을 향해 가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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