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완 댐 그리고 필레 신전
아스완에서의 첫 일정으로 아스완 하이댐으로 향했다.
아스완 댐은 하이(high)댐과 로우(low)댐이 있다
보통의 강들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데 나일강은 수단에 원천지가 있고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줄기라 했다. 1902년에 로우댐을 최초 완공했지만 완공 후에도 몇 차례 범람하여 상류 7km 부근에 댐을 추가 건설하는데 이 댐이 하이 댐(High Dam)으로 세계 최대의 댐이다.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에 건설된 댐으로 이집트의 전력을 공급하는 곳이다.
본래의 강 유역은 범람하여 지금의 나세르 호수가 되었다.
이곳 아스완 댐을 보며 댐의 위치나 크기가 활용성보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 댐을 건설하면서 많은 신전들이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이집트는 재정난으로 도저히 이 유적들을 어찌할 수 없으니 공포하기를 ‘수몰되는 유적지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는 모르겠다’ 며 배짱을 부리니 세계 고고학자들이 모여들어 유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고지대로 잘라서 그대로 옮겼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나서였다.
그저 단순한 댐을 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이 거대한 댐으로 인하여 묻힐뻔했던 유물들의 존재가 새삼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다. 이집트 정부에서는 그들에게 유물 발굴의 특권을 주었다고 하지만 고고학자들의 열정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으니!!! 이전된 신전은 아부심벨과 필레 신전이었다.
실제 유적지에 가서 잘라낸 자국들이 선명함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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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신전
아부심벨은 일정에 포함되었고 필레신전은 선택 관광이었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신청한 곳이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필레신전으로 향했다.
필레신전은 아길키아 섬에 있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표를 구입 해 들어가니 배가 있는 곳까지의 짧은 구간에도 상인들이 여러 물품을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나라인 만큼 내 눈길 을 끌어가는 물건들도 많이 있었지만 급하게 배를 타느라 바라보기만 했다.
필레신전은 원래 필레 섬에 있었으나 아스완 하이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하자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4만 조각으로 해체한 후 인근에 있는 지금의 섬 아길키아 섬으로 1977년에 이전을 시작하여 1980년에 이전을 완료했다고 한다.
이 신전은 이집트 신왕국시대(BC1,600~1100)신전 양식과 조금 다르게 건축된 신전이라고 한다
이 필레 신전은 BC 664년 경부터 건축되었으니 이집트 역사적으로 볼 때 약 3천 년 된 아주 짧은 역사적 유물이지만 이집트가 그리스에 정복당한 후 지어진 신전으로 그리스 출신의 왕들이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이집트 신들을 받아들이며 그리스 양식을 혼합시켰기 때문이란다.
필레 신전은 이시스 신화가 조각되어 있어 이시스 신전이라고도 한다.
여기에도 신화가 존재한다.
오시리스(남), 세트(남), 이시스(여), 네프티스(여)는 형제자매다.
이들은 오시리스와 이시스, 세트와 네프티스 로 짝을 이루어 남매끼리 결혼한다.
이시스와 결혼한 오시리스가 파라오가 되어 통치하는데
하루는 동생 세트의 부인 네프티스를 이시스로 착각하고 잠을 자게 되고
이로 인하여 네프티스는 아누비스를 낳게 되었다. (아누비스는 미라를 만드는 신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세트는 형을 미워하게 되고 자신이 이집트의 왕이 되기 위해
오시리스를 살해하여 시체를 14토막으로 나누어 이집트 전역에 흩어놓고 왕이 되었다.
이시스는 남편 오시리스의 토막 난 시체를 모아서 묻은 다음 오시리스를 주술로 부활시키고
둘 사이에 호루스를 잉태하였다.
이시스는 지혜의 신 토트의 도움으로 세트로부터 멀리 피해 호루스를 낳았고(그곳이 필레 섬)
태양의 신 라의 힘을 빌려 허약한 호루스를 키웠다.
장성한 호루스는 아버지의 복수로 세트를 죽이고 파라오 자리를 되찾는다는 신화가 전해 오는데
이 신화의 과정들이 필레신전의 열주와 벽에 부조로 표현되어 있다.
이집트인들은 파라오와 신을 동격으로 생각했는데 이시스는 모든 파라오의 어머니였다
유물들을 돌아보게 되면 파라오가 이시스에 봉헌하는 장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신전을 둘러보다 보니 경관 좋은 곳에 건축물이 서 있었는데 로마황제 트리아누스 정자라고 하였다. 이는 이시스 신전이 신왕조 프롤레마이오스 시대를 거쳐 로마가 이집트를 지배한 사실을 증명하는 건축물로 이집트 전통 신전 양식에 그리스 로마 건축양식까지 볼 수 있는 중요한 신전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마제국의 국교인 기독교가 유입되면서 신화가 그려진 필레 신전의 많은 벽화가 훼손되었다고 한다.
실제 이 정자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가 결혼 후 첫날밤을 보낸 곳이라고 하였다.
로마의 안토니우스는 이집트가 자신의 통치 영역으로 배정되자 로마에서 이집트로 가서 이집트 마지막 파라오였던 클레오파트라와 결혼한다. 로마에는 안토니우스의 부인 옥타비아(옥타비아누스의 여동생)가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뛰어난 언변과 농염함으로 안토니우스를 유혹했고 안토니우스는 로마제국의 일은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결국은 옥타비아누스에게 권력을 넘기게 되는데 안토니우스 사후에 클레오파트라는 다시 옥타비아누스를 유혹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자살을 하고 만다.
낯선 나라, 낯선 장소에서 문득 만난 역사 속으로 깊이 들어와 걸어본 시간! 아득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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