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를 참 좋아한다.
역사 속에 스며든 인생살이들은 결코 낡거나 비루하지 않은 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은 세계사 선생님이셨다.
입시 공부의 비중에서 세계사는 중요한 자리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었지만
담임선생님 덕분에 조금은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그렇게 배운 이집트에 대한 지식으로 스핑크스와 피라미드의 거대한 크기에
세월이 흐를수록 신비의 나라라는 생각이 지배하니
기회가 된다면 이집트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간헐적으로 하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코로나가 조금 느슨해지면서
관광객의 출국이 많아지기 시작하자 남편은 여행 이야기를 한다.
하여 나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며 달래기를 여러 번~
결국 지난 11월에 이집트 여행을 계약했다.
우리의 기념일에 맞추어 12월에 떠나는 계획이었다.
그러다가 덜컥 12월 초에 찾아온 건강 이상으로 여행 취소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위약금 발생이 아까워 연기했고 이제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새해에 들어서자 업무적으로 시간이 많지 않은 나로서는
빈 아들 방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챙겨야 할 짐을 하나하나 나열하기 시작한다.
이집트에 대한 공부도 하고
업무에 차질 없도록 만전을 기하다 보니 정신없이 지난 시간들이었다.
세계 4대 문명 발생지의 한 곳으로
한때 세계역사의 중심 무대였던 이집트는 늘 궁금한 나라였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지정된 피라미드가 있고 스핑크스가 있는 사막의 나라에서
이루어 놓은 6천 년의 역사는 언제나 강한 호기심을 부추기곤 하였다.
오래전에 로마인 이야기, 십자군 전쟁 등 책을 읽으며 만난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이집트에서도 읽히고 있으니
그곳에 가서 묻힌 이야기들을 확인해 보고 싶은 설렘이 일렁였다.
이집트의 인구는 약 1억,
국토의 면적은 1,002,000㎢로 우리 남한의 10배가 넘는 땅이다.
하지만 사람이 살고 경작할 수 있는 땅은
나일강 따라 펼쳐진 비옥한 곳으로 4만㎢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비옥한 땅을 차지하기 위한 외부 침략을 많이 받아온 나라이다.
지금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3월 26일까지 이집트 미라展을 열고 있다는 소식에
이집트에 가기 전에 다녀올까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고
이집트 고고학박물관에서 미라 관람 일정이 있기에 포기했다.
더욱이 나일강을 따라 하는 크루즈 여행 일정이 있어 더욱 좋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이집트 문명과 역사에 더 자세히 알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 캐리어를 끌고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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