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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용궐산, 수직 암벽위 공중을 걸었다.

물소리~~^ 2022. 4. 12. 13:13

▲ 용궐산 주차장

   섬진강을 끼고 우뚝 솟은 산, 용궐산을 지난 일요일에 올랐다.

   남편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격리 동안의 답답함을 풀고 싶어하기에

   견디느라 오죽 했을까 싶어 봄맞이 겸, 며칠 전 신문에 소개된 순창의 용궐산을 가 보기로 했다.

 

▲ 오전 11시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은 만차, 길가에도 끝없이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 치유위 숲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를 새겨 놓은 바위를 곳곳에서 만난다.

 

▲ 명자꽃

 

▲ 용궐산 잔도, 하늘길의 홍보 사진 : 'ㄹ' 자로 조성한 하늘길인데 사진에 모두를 담아 내지 못했다..

 

   순창의 용궐산은 거대한 암석으로 이루어졌다. 슬래브지역이라고 하던가?

   정상이 700m 가 채 못 되는 산이지만

   워낙 험한 길이어서 등산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던 산으로

   나 역시 섬진강에서 가장 경치가 좋다는 이곳 장군목에 몇 번 다녀 갔지만

   용이 거처한다는 용궐산!을 바라보기만 했었다.

 

   “ 221km의 섬진강 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용궐산” 이라지만

   산에 올라 섬진강을 바라보는 일은 급경사 암벽 때문에 아예 할 수도 없었는데

   이제 이 산에 거대한 장치를 했다

   급경사의 암벽 슬래브에

        (슬래브 : 표면이 울퉁불퉁하지 않고 매끄러운 넓은 바위. 등산할 때,

         이 바위는 손으로 잡거나 발 디딜 곳이 없어 잡고 오르기가 어렵다.)

   쇠파이프를 박고

   나무 테크를 놓아 만든 길 잔도(棧道 : 험한 벼랑 같은 곳에 낸 길)를

   하늘길이라 이름 붙여 홍보하니 혹자들은 자연 훼손이라고 말을 하곤 하지만

   험한 등산로 때문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산이 이제 제대로 이름을 알리며

   그야말로 용이 하늘을 나는 듯, 전국의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으니

   산은 기꺼이 제 몸에 쇠파이프 박는 것을 허락하여 제 몸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었다.

 

   그동안 기사를 통해 공중에서 찍은 사진으로 보여주는 하늘길을 바라볼 때마다

   하늘길의 굽은 자태와 아슬아슬함이 마음을 끄는 묘한 매력에 끌리곤 했다.

   이곳에 와 보니 어쩌면 등산을 하기 보다는

   540m 의 길이의 나무 테크길인 하늘길, 잔도만을 걸어도 보람이 될 것만 같은 것이다.

   하늘길은 섬진강이 있어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으니!!

 
 

▲ 하늘길의 테크 시작점까지 오르는 길의 곧추 선 경사길이 엄청 힘들었다.

 

▲ 어마어마한 암벽에 작은 돌멩이들을 붙여 놓았다

 

▲ 휴!! 언제나 하늘길에 닿을까~ 모두들 힘들어 한다.

 

   역시나 울 남편은 용궐산주차장에 날 내려놓고

   자기는 담양 소쇄원, 죽녹원을 둘러보고 4시간 후에 요강바위 앞길에서 만나자고 한다.

   주차장에는 산악회 차량들은 물론 자동차들로 이미 만차가 되어 있었다

   이제 코로나에 대한 방역이 풀린 것인가? 조심스럽기만 하다

   날씨가 제법 더웠지만

   끝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땀에 젖은 마스크를 두 번 갈아 끼었다.

 

   그런데 산을 오르다보니

   남편이 따라 올라오지 않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에 시달려 온 몸으로 오르기엔 넘 험한 등산로였던 것이다.

 
 

▲ 슬랩 바위, 이곳에서 미끄러지면 끝없이 내려갈 것만 같다.

 

▲ 테크 시작점에 당도하여 모두들 앉아서 쉬고 있네~~

 

▲ 참으로 어려운 공사를 하였구나!

 

▲ 끝없이 이어지는 하늘길

 

 

▲ 하늘길에서 바라본 섬진강 줄기~ 참으로 아름답다. ▼
▲ 임실에서 흘러온 섬진강물은 이곳을 거쳐 남원, 곡성으로 흘러 간다.

 

▲ 위 두 사진을 잇대어 보았다. 섬진강 줄기 중 가장 아름다운 구간이라니 과연!!

 

▲ 잔도, 하늘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나무들이 보이고 화사한 진달래를 만났다.

 

▲ 바를 잡고 올라야하는 바위길

 

▲ 산 능성에서 바라 본 섬진강 줄기의 반대편 산길 : 저 길을 마냥 걸어보고 싶구나!!

 

▲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까지 오르고 다시 하늘길을 걸어 내려가고..

 

 

▲ 섬진강을 바라보며 피어있는 진달래꽃빛이 유난히 곱다

 

 

 

▲ 나는 잠시 꽃길의 위안을 받으며 정상으로 향했다

 

▲ 정상을 오르는 험난한 길

 

 

 

▲ 드디어 정상이다. 646m

 

▲ 인증샷!

 

▲ 나는 요강바위 방향으로 ~~

   2시간 30분 만에 정상에 올랐고

   요강바위 방향으로 내려오는데

   가파르게 오른 만큼 내리막길 역시 가파르니 빨리 걸을 수가 없었다.

   바쁜 일 없어 쉬엄쉬엄 내려오는데

   고도가 낮아지면서 잔잔한 꽃들이 눈에 보인다.

 

▲ 옛 정상표시석이 여기에 있었네~~
▲ 용궐산의 진딜래꽃빛이 정말 곱다.

 

▲ 생강나무

 

▲ 이정표상으로 삼형제바위 같은데 저 우람한 바위를 받혀놓은 나뭇가지들이 참 앙증맞다.

 

▲ 제비꽃

 

▲ 양지꽃

 

▲ 봄맞이꽃 : 봄맞이 하러 나온 나를 어찌알고 반길까~~

 

▲흰제비꽃

 

▲ 복사꽃일까?

 

▲ 오늘의 종점 섬진강의 장군목에 도착! 요강바위 부근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다.

 

   얼마만큼의 세월을 지니고 있을까.

   순하디 순한 물결이 바위들을 이토록 기기묘묘하게 다듬어 놓았다니..

   부드러운 물의 강한 이치는 내 이름자 하나에 포함된 뜻이기도 하니 자랑스럽다

 

   마식작용(멧돌로 가는 것과 같이 모래나 작은 돌, 또는 흙에 의해 마모되는 현상)으로 형성된

   항아리 모양의 돌구멍으로 이런 현상을 돌개구멍(포트홀 : pothole)이라 부른다.

 

   강물에 있는 암석의 갈라진 틈이나 오목한 곳으로

   모래와 자갈이 들어가 소용돌이치는 물살로 인하여 회전운동을 하면서

   주변의 암반을 깎아 내린 것이다.

   강물의 흐르는 속도가 빠를수록 돌개구멍의 크기는 점점 커진다.

 

   이곳 장군목의 바위들 중 단연 으뜸은 요강바위다.

   이 바위의 크기는 높이 2m, 둘레는 3m, 무게는 15t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6.25 전쟁 시에 이 바위 속에 몸을 숨겨 살아난 사람도 있었단다.

 

▲ 요강바위 : 사람들이 많아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예전에 다녀오며 찍은 사진으로 대신 ▼

   이 요강바위는 사연을 안고 있다.

   20여 년 전, 도둑들이 이 바위를 이곳에서 꺼내 가져갔다 한다.

   이 큰 바위를 어떻게 옮겼을까!!

   10억 원을 책정해 숨겨 놓고서 살 사람 물색하던 중,

   마을 주민 한 사람이 이 바위를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 했단다.

   도둑은 잡혔고, 이 바위는 원래의 지금 자리로 오게 되었는데

   옮기는 비용 500만원을 마을 주민들이 마련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유명해진 요강바위!!

   주민들의 마을 사랑하는 마음이 바위만큼이나 든든하고 아름답다.

 

   아마도 이 강과 함께 생활하며 한 식구처럼 여기며 아껴온 마음이었을 것이니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어야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말을 새삼 상기해본다.

 

 

▲ 남편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이곳에 앉아서 손도 씻고 땀을 식히며 내 유년시절의 추억들을 불러보았다.

 

▲ 섬진강변의 조팝나무

 

▲ 꽃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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