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진

연초록의 세상이 나를 맞이했다.

물소리~~^ 2021. 4. 13. 13:09

▲ 우리 뒷산은 이제 연초록으로 채워지고 있다.

 

일요일 이른 아침~

근 한 달 보름 만에 우리 뒷산을 올랐다.

얼마나 반가운지.....

나 없는 사이에 꽃바람이 한바탕 잔치를 치르고 지나간

우리 뒷산은 이제 연초록으로 가득 차오르고 있다.

 

산 초입에 세워두고 오를 때마다 가지고 다니던 나무 지팡이가 없어졌다.

누군가가 유용하게 사용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너그러운 척 하며 산을 오르니

까치는 요란스럽게 깍깍거리고,

산비둘기는 굵은 목소리로 구구 구구 제 존재를 알리고

호랑지빠귀는 아주 조심스런 소리로 한 번씩 휘이익 한다.

아, 이 다정함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 우리 아파트가 보인다.

 

▲ 유난히 작아보이는 오솔길가의 애기사과나무

애기사과 꽃은 이제 한창 피어나고 있으니

어쩌면 늦게 찾아 온 나를 기다리고 있기나 한 듯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 긴병풀꽃

 

▲ 철쭉

진달래가 지면 연달아 핀다하여

연달래 라고도 하는 철쭉이 나무 등걸에 의지하며 멋진 폼으로 피어 있구나

꽃인 듯 아닌 듯 청미래덩굴의 자잘한 꽃의 색감에는 세련미가 넘친다.

 

▲ 청미래덩굴

 

▲ 호제비꽃은 어느새 열매를 맺어가고 있네~~

 

▲ 흰제비꽃

오솔 길섶에는 보랏빛 호제비꽃이 함초롬한 모습으로 서있고

아니! 흰 제비꽃은

제 모습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꽃대를 올리고 있네~~

 

▲ 구비 도는 오솔길에서 만난 겹벚꽃

 

한 구비 돌아가는 오솔길은 어쩌다 한 번씩 걷는 길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찾은 기분으로 자주 걷지 않는 굽은 오솔길도 찾아 나서 걷다가

나는 그만 환호성을 지르고 말았다.

 

세상에 각시붓꽃이 피어 있지 않은가

내가 이 길로 들어서지 않았으면 만나지 못했을 것!

나의 순간적인 선택이 얼마나 감사한지~~

각시붓꽃이 나를 이끌어 준 것만 같았다.

 

▲ 각시붓꽃

이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각시는 지난 겨우 내 얼마나 많은 인내심으로 자신을 지켜왔을까.

문득 귀족이 되기 위해

노예처럼 일을 했다는 어느 소설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그렇구나! 어쩌면 나도 지난 두 달 동안

새로운 집을 만나기 위해 모든 열정을 다 쏟았는지도 모른다.

이제 맥이 풀어지고 있으니~~

나는 귀족은 될 수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지만

각시붓꽃 모습으로 충분히 위로가 되는 지금의 순간이다.

 

▲ 오솔길가의 국수나무

 

▲ 금창초

 

▲ 화려한 박태기나무 옆에서 단풍나무가 '가을에 보자' 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평소 뒷산 왕복시간은 50분에서 1시간이 채 못 되는데

오늘 일요일에는 마음 놓고 다니다 보니 2시간이 지나 있었다.

 

아파트에 들어서서

산등성에 인접한 공터에 들어서니

박태기나무가 하늘을 향해 꽃을 피웠고

땅위에서는 금창초가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쩜 내가 좋아하는 모과나무도 꽃을 맺고 있네~~

 

집 정리하느라 정신없었던 나를

꽃들은 기쁨의 장으로 끌어들이며 환영해 주고 있었으니

다시 찾아 온 기쁨이 나의 온 몸에 차오른다.

 

▲ 새벽을 벗어난 산의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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