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
8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창밖에서는 매미소리가 우렁찬데
아파트 광장은 고요하기만 하다
코로나 재확산이 아니라면 우리는 지금 강원도 홍천에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아들이 회사에서 선물을 받아왔다.
힐링캠프를 다녀오라는,
자기 부서에서 오로지 아들 혼자 받은 초대권이었던 것이다.
내용을 읽어 보고 장소를 검색하여 찾아보니
아주 훌륭한 시설과 경치에 마음이 흠뻑 반해
서로가 일정을 맞춰 우리 가족이 8월 21일에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코로나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모기 입뿐만 아니라 제발 코로나의 모든 것이 망가져서
활동을 못하는 시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일정을 10월쯤으로 미루어 놓긴 했지만
그때도 알 수 없는 일~~ 아들이 아주 많이 서운해 한다.
아들아, 나는 그 초대권만으로도 행복하구나~ 라고
메시지를 남겨 놓고
이른 아침 뒷산을 올랐다.
오늘 하루 얼마나 더우려는지 안개가 자욱한데
숲속은 그나마 공기가 상큼하다.
조금 걸었을 뿐인데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오솔길에는
시절에 아랑곳하지 않고 피어난
며느리밑씻개, 이삭여뀌, 주름조개풀 등
계절 꽃으로 차림새가 바뀌어 있었다.
이른 아침이어서 일까,
아니면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오솔길을 나 혼자 차지하고 걷노라니
아들과 함께하지 못한 서운한 마음이 조금은 걷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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