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련은 중국산 백목련과 비슷하지만, 꽃 모양이 다르다.
백목련 꽃이 꽃잎의 끝 부분을 오므리며 피어나는 것과 달리 우리 목련은 처음부터 꽃잎을 활짝 펼치고 피어난다.
대개 반쯤 입을 연 백목련 꽃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우리 목련 꽃은 다소 생경할 수 있다.
꽃잎을 곧추세우지 않고, 늘어져 흐느적거리기 때문에 맥이 빠진 듯한 느낌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이 꽃을 한참 바라보면 부는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자연에 순응한 우리 민족의 심성을 찾아볼 수 있다.
바람 따라 햇살 따라 보금자리를 옮기며 끊임없이 제 영역을 넓혀가는 생물의 국적을 고집하는 건 난센스일 수 있다.
그러나 토종 식물에서 민족의 심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깨달음이 된다.
의식하든 않든 사람은 자신이 딛고 있는 땅에서 사는 식물 동물의 살림살이를 닮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우리와 함께 살아온 토종 식물을 더 아끼고 보존해야 할 절실한 까닭이다. - 나무칼럼니스트 / 고규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