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경자년 흰 쥐띠해라고 한다.
평소 쥐라고 하면 끔찍이도 싫어하기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축복의 마음을 새겨 넣으면서도
은연 중 쥐띠해라는 말을 피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온갖 구질구질한 곳을 다 다니면서 병을 옮기는 것은 물론
음식들을 기분 나쁘게 쏠아 놓고,
오래된 물건들에 배설물을 남기곤 하는 혐오스러움에 절로 몸서리가 쳐지는데
경자년을 맞이해 살짝 고개를 돌려 다른 면으로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만 이 해를 조금 더 뜻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 수박과 쥐 / 신사임당
사진출처 / 인터넷 검색
제일 먼저 옛 그림에 많이 등장하는 쥐의 모습을 찾아본다.
그 가장 대표적인 그림이 신사임당의 ‘수박과 쥐’ 의 그림이다.
그림에는 쥐 한 쌍이 수박의 빨간 속살과 씨앗을 먹고 있으며, 나비도 그려져 있다.
씨가 많은 수박은 다산과 풍요를, 나비는 장수를 의미하며
이에 다산 왕인 한 쌍의 쥐는 부부 사랑을 의미 한다고 하니
어쩌면 누군가에게 부부해로하면서 많은 자녀들의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이었을 것이니
이 그림 속의 쥐는 사랑 받아 마땅한 쥐다.
▲ 무를 먹고 있는 쥐 / 최북
사진출처 / 인터넷 검색
또 하나,
자신의 한쪽 눈을 스스로 송곳으로 찔러 외눈이 된 유명한 화가
최북의 ‘무를 먹고 있는 쥐’ 그림이다.
무는 역시 부부의 백년해로를 상징한다고 한다.
무는 뿌리는 물론, 잎까지 버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하니 무를 먹는 다는 것은
조강지처가 나이 들어 주름 가득한 얼굴만 생각하고,
옛날에 고생했던 일이나 조강지처의 미덕까지 버리고
딴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는 뜻이라고 하여
쥐가 무가 함께 그려진 그림은 부부애와 다산의 상징으로 읽어야 한다니
이 그림 속 쥐 역시 의리 있는 사람을 대변하는 쥐일 것이다.
황금구슬이라는 옛날이야기에도 쥐는 의로운 동물로 등장한다.
잡은 잉어를 놓아준 대가로 얻은 황금구슬로 부자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쁜 할머니에게 속아 황금구슬을 도둑맞고 말았다
그러자 그 집의 고양이가 황금구슬을 되찾으려고
나쁜 할머니의 집에 가서 대왕 쥐를 잡아 구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내 구슬을 찾는다.
작은 몸집으로 집안 곳곳을 다니는 쥐에게 좋은 뜻을 부여하고 있으니
이 쥐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영리함일 것이다.
이렇듯 시선을 달리 바라보면 쥐에게도 좋은 점이 많은데도
나로서는 절대 좋은 동물로 인식 되지 않고 있으니
올 한해를 어찌 보낼까 걱정이 된다.
그나마 의학계의 실험동물로서 으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흰쥐이니
내 마음 따라 바라보지 않고 또 다른 면의 쥐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인정하며 한 해를 보내야 겠다고 억지 마음을 부려보지만
아휴~~ 그래도 내 마음은 어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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