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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대구 미술관을 찾아가다

물소리~~^ 2018. 8. 16. 16:10






▲ 신윤복의 미인도

왼쪽 : 도록의 사진을 스캔한 자료

     오른쪽 : 전시실에 전시된 진본 미인도 : 사진촬영

                                           (조명으로 인해 색상이 다르게 보임)



대구미술관에서 간송특별전< 조선회화명품전>이 지난 6월부터 전시되고 있다

간송(澗松) 전형필(全鎣弼, 1906-1962) 선생께서 설립한 간송미술관(전 보화각) 8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간송이 수집했던 문화재 중 조선시대 그림들을 중심으로 전시하는 자리이다. 9월까지라는 조금 긴 시간동안 전시를 하기에 여유롭게 한 번 다녀오자 했는데 어느새 8월 중순~~ 마음은 급해지는데 더위가 자꾸 발목을 붙잡는다.


나는 그림에 대해 절대적으로 문외한이다. 더군다나 그리는 것 자체는 영 프로의 자질도 없다. 오죽하면 학창시절 미술실기점수는 늘 최하위를 기록하였고 그나마 이론실력으로 미술과목의 평균점수를 유지해 왔던 부끄러운 이력이 있다. 이러할진대 웬 미술전시를 관람한다고 대구까지 찾아가는 열성을 보이는가.


나는 옛것을 참 좋아한다는 마음을 여러 번 글로 피력하였다. 그 옛것에 어린 정서와 이야기들을 좋아하기에 옛 그림을 해석하고 읽어주는 책들을 여러 권 읽기도 하였다. 지금 헤아려보니 내 책꽂이에 옛 그림들에 대한 책 6권과 소설 바람의 화원이 나란히 꽂혀있다.   


옛 그림은 책 속의 사진만으로도 살가움이 넘친다. 그림 한 점 그려 넣고 자유분방한 붓글씨로 그려 넣은 글씨(제사, 題辭)를 바라보면 뜻도 모른 채 미소가 번진다. 사진 속의 꽃이나 나무들이 지금 현재 내 곁에 있음을 발견하면 그 긴 세월동안 이어져 오는 보이지 않는 우리의 정서가 그렇게 신기하고 좋은 것이다. 그냥 정이 흐르는 것이다. 아니 그림으로 정을 불러주고 있는 옛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내 마음을 움직이며 사랑스런 마음으로 책으로만 사진으로만 보던 그림들의 원그림을 전시한다니~~ 이 전시는 단순한 전시가 아닌 옛 정을 실어 나누어 주는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게 밀려오며 내 허영심을 부추기고 있었다.


간송미술관의 이야기는 익히 듣고 있었다. 서울에서 일 년에 봄, 가을 두 번 공개를 한다는 것 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직접 찾아가지 못하고 살아왔다. 이에 처음으로 지방에서, 대구에서 전시한다하니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광복절 휴일!

앎에 대한 나의 허영심이라 치부하고 미친 척 하루 날짜를 잡았다. 절대 전문적인 마음이 아닌 눈으로 만이라도 보고 싶은 허영심이다. 승용차를 끌고 가려하니 대구미술관까지 2시간 45분 쯤 소요된다고 알려준다. 이는 물론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기준일 것이다. 한데 대구 시내에 들어서면 우왕좌왕 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시외버스 편을 알아보니 4시간이 걸린단다. 아휴~~ 마음의 저울질이 시작된다. 남편과 아들은 그래도 버스 편으로 편하게 가라고하고 오라고 한다. 시간의 편중이 애매하지만 조금 편히 다녀오자 결정하고 참으로 오랜만에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첫차 65분 출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첫 버스의 손님은 겨우 몇 명뿐이었지만 정시에 출발 했다. 중간에 익산과 전주에서 몇 명의 손님들이 타고 내리더니 11명의 마지막 손님을 태우고 대구까지 직행한다. 운전을 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가노라니 왜 이렇게 편안한지 모르겠다.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이 계속 돌아가고 널널한 좌석 탓인지 모두가 두 좌석을 1인용으로 삼아 앉아간다. 차창으로 스치는 이른 아침 돋을볕의 따가움도 느낌일 뿐, 정겹다.



버스는 휴게소에 들르지 않고 곧장 달리더니 3시간 만에 대구터미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울 둘째 아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내가 넘 일찍 도착했다. 아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만날 시간까지 기다리자하며 대합실 의자에 앉았다. 여름철이어서일까 아니면 대구라는 도시의 특성일까.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지만 모든 문이 개방되는 장소인 만큼 에어컨 없이 천정에서 프로펠러 선풍기만 계속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대프리카라고 불릴 만큼 더운 지역이라고 알고 있는데 별반 차이 없는 더위 같다. 요즈음 모든 지역이 대구만큼 무더워서 그럴 것이다.



아들을 기다리는 동안 집으로 돌아 갈 차편을 넉넉하게 오후 650분 편으로 예매도 했다. 이곳에서 미술관까지 시간이 얼마나 될까를 폰으로 검색해 보니 30분이란다. 전시실에서 약 두 시간을 할애한다 해도 남은 시간에 잘 알려진 동화사와 수목원을 둘러보자며 혼자 계획을 세우고 메모하고 있노라니 아들이 짠! 나타난다. 나보다 늦게 나왔음을 퍽 미안해하는 아들 차에 앉아 미술관을 찾아 가노라니 괜히 좋다.



대구 미술관은 산 아래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미술관 외벽에 커다란 그림이 걸려있다. 김득신의 야묘도추(夜猫盜雛)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들고양이가 병아리를 채어 달아나고 있다는 단순함 보다는 고양이를 쫓으려는 사람과 어미닭, 그리고 병아리를 입에 물고 힐끗 뒤돌아보는 고양이의 얄미운 표정들이 실감나는 그림이라고 알고 있는데이 정겨움을 빨리 만나고 싶다.



휴일이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입장권을 구매 하고 있다.






▼ 입장을 기다리며 아들은 순서를 지키고 나는 전시실 밖에 꾸며 놓은 소품들을 구경하였다.

신윤복의 월하정인이라는 그림 속 인물들을 익살스런 모습으로 설치 해 놓았고






전시된 작품들을 영상으로 제작해 계속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전시실의 전시 작품은 후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