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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의 글방

깜깜한 세상에서 환한 빛을 만나다

물소리~~^ 2018. 7. 21. 15:51









컴퓨터가 더위를 이기지 못했을까?

며칠 전부터 종종 커서를 움직이지 못하니 그때마다 컴을 끄고 켜기를 반복했다.

느낌이 이상해 자료를 백업해 두면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차,

목요일 낮 시간에 갑자기 컴이 꺼지면서 화면이 캄캄해지는 것이다.


일 년 중 6개월이 지났으니 상반기 보고 건이 많은 업무상 조금 바쁜 시기다. 부가세 자료 신고와 실적 보고 건은 거의 다 마무리를 했고 2건이 남은 상태에서 컴이 고장 난 것이다. 오래된 컴퓨터여서 미련 없이 신속하게 컴을 새로 구입했지만 설치는 금요일 오후 2시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연락이 온다. 금요일, 출근을 했지만 컴이 없으니 그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어 버린다. 정말이지 우리는 컴의 노예가 된 듯싶다. 그렇다고 업무를 스마트 폰으로는 할 수 없으니 그야말로 내가 어정쩡한 자세이고 마음이다.


,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지금 하소백련지에서는 백련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직원에게 점심시간 전후해서 살짝 함께 다녀오자고 했더니 이 더위에~~하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자기는 일 하고 있을 테니 다녀오라고 한다. 하소백련지까지는 약 30km, 시간은 약 40분이 걸린다고 내비가 알려준다. 일단은 달렸다. 차 안에서야 에어컨이 작동하니 더울 것이 없다.


백련지에 도착하니 아, 백련들이 예전보다 많이 피어 있는 것 같았다. 매년 찾아 왔지만 여태는 늘 한창인 시기를 지나 만나곤 했는데 오늘은 맞춤 맞게 찾아 온 것이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훅! 끼쳐오는 열기에 숨이 막힌다. 주차장에서 연지를 향해 몇 발자국 걷지도 안했는데 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아직 축제기간인데도 사람들이 없을뿐더러 축제기간동안 열린 임시천막 점포들에도 주인들만 앉아 있을 뿐이다.


양산을 들었지만 햇살을 피하기는 어림없었다. 그냥 되돌아갈까하며 주춤거리는데 문득 가까이서 백련을 만나는 순간 정신이 확 깨인다. 이 더위에 연꽃은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고 고슬고슬한 정갈한 모습으로 고고히 서 있는 것이다. 어쩜 빛이 저리도 고울까. 뙤약볕 아래 종일 서 있는 꽃도 있는데, 겨우 단 몇 분 걸을 뿐인데 어쩔까 싶어 천천히 연지의 둑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수십 년, 수백 년 전부터 살아온 연꽃에 대한 이야기들을 숱하게 들었고 해마다 보아 온 백련이지만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나 개인적으로도 똑같은 장소 똑같은 모습에서 무엇 하나라도 새롭게 만나는 연꽃이 주는 마음에 늘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다. 더위에 질세라 둑을 따라 걷는 내 마음이 바빠진다.


어느 순간부터 연꽃의 한 모습을 찾아내려 땀을 줄줄 흘리며 걸어다니는 나를 발견하지만, 왜 나는 비슷한 것을 찾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내 시선으로 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르륵 흐르는 땀이 부끄럽다. 온전한 점심시간을 할애하고 서둘러 돌아오니 사무실이 천국이다. 고장난 컴퓨터 덕분에 백련을 만나고 왔다. 캄캄한 세상을 밝혀주는 맑고 고운 빛의 연꽃을.....



▲ 멀리보이는 백련지


▲ 백련지 들어가는 입구의 배롱나무가 꽃을 환하게 피우고 있다.



▲ 참으로 정갈한 모습





▲ 연잎위에 떨어진 연꽃잎

옛 선비들은 이 꽃잎을 음주 잔으로 사용했다니~~~  












▲ 영글기 시작하는 연밥

연꽃은 꽃이 핌과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화과동시)




▲ 커다란 연잎이 내려준 그늘 아래의 연꽃이 참 편안해 보인다.





더위를 식히려 연지를 벗어나 정원처럼 조성한 곳에서 잠깐 쉬었다


▲ 연지가 아닌 곳에서 자라는 홍련


▲ 수련



▲ 부레옥잠



▲ 하소라는 연지 이름을 빌어

하소연하는 곳이란다.



▲ 다시 백련지 둑을 걸었다.





▲ 연 줄기에 우렁이가 알을 슬었다.

내가 찾고자하는 연꽃의 자태일까?






▲ 햇볕이 넘 뜨거워요~~

연잎 밑으로 파고드는 연과










▲ 개구리밥이 많다 했더니 개구리 한 마리가 진짜 앉아 있네!!







▲ 오늘 같은 날씨에는 그늘이 최고!!



▲ 더위도 아랑곳 하지않는 참으로 의젓한 모습







▼ 돌아오는 길에


▲ 낭아초, 그리고 나비



▲ 기생초도 그늘을 찾아 들었구나



▲ 낭아초와 어우러진 박주가리




▲ 달콤한 박주가리의 꽃향이

더위에 찌든 내 마음을 씻어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