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불매
봄이 되니 여기저기서 꽃소식들이 들려온다.
봄은 무엇일까
바람 끝에는 아직도 겨울이 묻어 있는 것도 같은데
누구도 그 오는 길을 막을 수 없다는 듯
산등성의 오리나무들이 옅은 연두 빛을 띠기도 하고
땅위의 초목들은
겨우내 모아둔 열정으로 꽃망울을 터트리기도 하니 봄은 기적일까?
어느 시인은 청매의 향기에도 혈압이 오른다고 했다.
꽃이 보내는 초청장~을 나도 받아보고 혈압 한 번 올랐으면 싶은데
내가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남들 잔치에 슬그머니 끼어들고 싶다.
장성 백양사에 350년 나이를 지닌 매화나무가 있다.
고불매라는 이름의 매화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86호로 지정된 보호수로
담홍색 꽃을 피우는 시절에 매화축제를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축제에 와서 매화를 取하라 청하니
고매한 그 모습이 보고 싶다.
축제를 3월 31일, 4월 1일
이틀 동안 한다는데 월말 바쁜 시기여서 시간 내기가 어렵다.
행여 조금이라도 피었을까 동동거리는 마음으로
토요일을 틈타 얼른 다녀왔다.
아. 고불매(古佛梅)는 아직 꽃을 피우지 않았으니...
지난겨울 혹독한 추위로 몸을 사리고 있었나 보다.
구불구불 몸만큼이나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쌓은 연륜일 텐데…
매년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울 거라는 어리석은 내 마음을 아랑곳이나 했을까.
망울망울 맺은 꽃망울들이 나를 바라보며
오늘은
백양사를 호위하고 있는 백학봉에나 올랐다 내려오라고 채근한다.
정말 그래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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