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며칠 밤을 줍던 마음이 아직도 맴돌고 있다.
요즈음도 오솔길을 걸으면서 나도 모르게 땅을 보고 걷고 있잖은가!
하여 요즈음 나의 화두는 위를 보고 걷자! 다
눈높이를 조금만 올렸을 뿐인데
오솔길의 소소한 풍경 속에 깃든 가을의 풍경들은
보잘 것 없는 나의 가을을 최고라고 엄지척을 해주니 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낮디나 낮은 뒷산이기에
조망처를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산~
오솔길 한 옆 때죽나무 아래 그나마 조금 뚫린 자리에
누군가 의자를 가져다 놓았다.
산 아래 아파트가 보이고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면 바다도 볼 수 있으니
누군가는 울 뒷산의 명당 중 명당을 찾아 낸 것 같다.
산박하꽃이 참 예쁘다
작은 꽃 모습을 찍으려면 여간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접사 모드로 촬영을 하면 카메라는 자기 스스로 선명히 잡고 싶은 부분의 선택하고서는
나머지 부분은 흐릿하게 잡아내면서
보이고자하는 부분을 더욱 선명히 처리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
무언가 하나를 돋보이게 하는 힘은
스스로 희생하는 마음들이 있음에 가능하다는 진부한 이치를
말 못하는 사진기도 알고 있음이다.
▲ 도깨비바늘의 열매
도깨비바늘은 움직일 수 없는 삶을 살아가면서도
제 종자는 멀리 퍼져 나가기를 소원한다.
하여 열매를 이렇게 바늘처럼 만들어
움직이는 사람들의 옷에 붙여 멀리 무임승차를 하며 살아간다.
그 누가 이들의 뾰족한 거친 도구를 사납다 말 할 수 있을까.
▲ 산초
▲ 노린재나무
아직은 초록이 무성한데
감나무 한 가지 홀로 붉어 계절을 앞서가고 있다.
해질녘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 본 노을
위를 보며 걷노라니 사물 하나하나가 아름답게 마음에 가득 들어온다.
'단상(短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쌓인 오솔길을 걷노라니… (0) | 2017.11.07 |
---|---|
가을밤의 상념 (0) | 2017.10.19 |
특별한 추석맞이 (0) | 2017.10.05 |
생량머리 들판에 서서 (0) | 2017.09.28 |
계절의 선물, 밤을 줍다 (0) | 2017.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