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진

나무의 아픔을 몰랐었다.

물소리~~^ 2017. 8. 28. 17:24







늘 다니는 오솔길,

이제 한 고비만 오르면 나만의 반환점이자, 나만의 정상이라며 안심을 하곤 하던

조금 가파른 그 곳에는 나무뿌리가 엉켜 있어

늘 고개를 숙이고 땅을 바라보며 조심조심 걷는 길이다.


제법 수령을 지닌 참나무들이 많은 곳이어서

눈높이의 나무들 수피를 보며

이 나무는 굴참나무, 저 나무는 상수리나무, 저 나무는 떡갈나무 라며

공부하듯 이름을 한 번씩 부르면서 다니는 길,

오늘 아침에는 그만 깜짝 놀랐다.

커다란 상수리나무가 꺾인 채 오솔길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나 어제 아침 강한 바람이 불던 날 그랬을까?

바람 핑계로 어제 아침에는 산을 오르지 않았었는데


그런데

쓰러진 나뭇가지에는 잎 하나 달려있지 않았고 이끼마저 끼어 있었다.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살아 온지가 한참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몸으로 꿋꿋하게 버텨오다가

이제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나보다.


잎이 무성한 나무들 사이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숲속에서는 나무들이 상리공생을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기운이 다한 이 나무는 그러지 못함을 알고 바람에 의지해 그렇게 스스로 꺾어졌을까.

늘 눈높이만 바라보고 다녀서 나무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을 몰랐다.

그냥 마음이 먹먹해진다.



 

꺾인 나무줄기는 아직도 이렇게 튼튼하기만 하다.

참나무는

상수리, 굴참, 졸참, 신갈, 갈참, 떡갈나무의 6가지 종이 있는데

꺾인 나무의 수피를 봐서 상수리나무라고 불러주었지만 확신은 없다.

굴참 같기도 하고...



▲ 하루 지난 아침 오솔길

누군가가 넘어진 가지를 자르고 오솔길을 확보했지만....

넘어진 가지의 버티는 힘이 엄청 세니 이 정도 밖에 못 움직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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