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내린다.
못내 기다리던 마음에 갈증을 부추기는지
쏟아졌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장맛비는 심술궂게 눅눅함을 뿌려주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으니 하나도 밉지 않은 비~
하늘은 버거운 잿빛 무거움을 금방이라도 손 놓아 버릴 듯싶은데
출근길 라디오에서도
비 내리는 날의 분위기에 맞추어 자클린의 눈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
에움길 돌아 내려서는데
어느 집 농장 울타리에 능소화 넌출에 꽃이 주렁주렁 달렸다.
아, 꾸무럭한 하늘을 밝게 받아내는 탐스러운 저 빛은
얼마나 환한 빛인가!
장맛비의 눅눅함을 받아내는 빛
가라앉은 마음을 밝게 바꾸어주는 빛
구중궁궐 소화는 눈물을 감추고 밝음 빛으로 단장하고 임을 기다리며
또 한 세월을 보내고 있겠지…
그 빛에 끌려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차가 지나며 차를 멈추고 창을 내린다.
밝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주머니의 원피스와 능소화가 참 잘 어울리네요.’
그러고 보니 내 원피스의 꽃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네.
모두가 비를 받아내는 가벼운 마음들이다.
능소화를 바라보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돌아가신 후에서야 알았지만
아버지께서 이 꽃을 퍽 좋아하셨다고 울 어머니가 들려주셨다.
울 아파트 높은 옹벽위에서도 능소화가 자라는데 이는 미국능소화다.
우리의 능소화보다 작고, 꽃빛은 더 진하지만
꽃이 전해주는 분위기는 우리의 능소화에 훨씬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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