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아주가 앞의 내 꽃자리

물소리~~^ 2017. 4. 28. 13:12




▲ 아주가



산의 초록이 점점 무르익어가는 봄날 아침 상쾌한 기운은

밤새 뒤숭숭했던 내 마음을 싹 거두어가며 나의 발길을 이끈다.

그에 이끌려 평소 다니지 않던 귀퉁이를 돌아 나오는데

한 무리의 보랏빛이 내 시선을 앗아간다.


어쩜! 저게 뭐지?

나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핸드백과 보조가방을 길 위에 내려놓고 꽃을 향해 갔다.

아주가가 올망졸망 피어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요리조리 쳐다보고

폰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길 위에 팽개쳐진 내 가방들이 나보고

아주 가라 가~ 하면서 토라진다.


소담스럽게 자리 잡은 아주가 꽃자리도

그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나의 자리도

길 위에 팽개쳐진 가방자리도

모두가 제 꽃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그냥 주저앉아 소꿉놀이라도 하고 싶었다.






꽃자리(坐處花席)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歡喜感謝(환희감사)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坐處花席(좌처화석)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今荊席卽(금형석즉)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汝處榮席(여처영석)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坐處花席(좌처화석)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坐處花席(좌처화석)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今荊席卽(금형석즉)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汝處榮席(여처영석)

 

나와 너와 그는                                      吾汝其人(오여기인)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고          吾入吾獄(오입오옥)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고           汝捕汝鎖(여포여쇄)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其縛其索(기박기삭)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自脫縛時(자탈박시)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卽正見世(즉정견세)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必嘗生歡(필상생환)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이라.                     坐處花席(좌처화석)

 

고맙고 반갑고 기쁘다.                            感謝歡喜(감사환희)

꽃자리가 앉은 자리니라.                         花席坐處(화석좌처)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今荊席卽(금형석즉)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汝處榮席(여처영석)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위에서 만난 공연  (0) 2017.07.04
몬테로소의 분홍벽  (0) 2017.06.20
나의 봄빛, 연둣빛노랑이 소리로 들려올 때  (0) 2017.03.22
로맨틱 콘서트 ‘봄날의 꿈’  (0) 2017.03.19
산상무쟁처 월명암  (0) 2017.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