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구리발톱
처음 이 꽃을 만나고서 바람꽃이라고 아는 척 했던 기억이 있어
이젠 절대 잊지 않는 꽃 이름이다.
이 꽃 열매의 모양이 개구리의 발톱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라고 하는데
난 개구리발톱도, 꽃의 열매도 보지 못했다.
실제 개구리에는 발톱이 없고
다만 잎의 모양이 개구리의 물갈퀴와 닮았을 뿐이라 하니
열매의 모습을 꼭 확인해 보아야하는데
어쩌면 추측성 이름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름이나 별명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름이 한 사람(사물)에 부여되는 독특성이라면
별명은 아마도 특징성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 개구리 발톱
학창시절 선생님들로부터 나는 금개구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 이유는 내 이름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 이름 “와”자는 참 특이한 이름이다.
한자로도 컴퓨터에서는 지원해 주지 않는, 흔하지 않는 字로
삼 수 氵 변에 흙토 圭를 조합한 字 인데
동사무소에서도 내 인감증명서 한쪽에 ‘와’ 라고 토를 달아 놓았을 정도로
쓰기는 쉽지만 읽기는 어려운, 조금은 희귀한 한자다.
그러니 자연히 쉽게 잘 알려진 한자인 蛙, ‘개구리 와’ 로 생각했고
하여 금와를 금개구리라 부르며 놀리기도 했다.
그런데 내 이름 한자어 와를 풀이하면 ‘물 굽을 와‘ 라고 했다.
중학교에 입학하여 내 이름자가 나도 궁금하여 아버지께 뜻을 물었더니
원래는 할아버지께서 외자 이름으로 ‘와’ 라고 지어 주셨단다.
이는 여자는 물처럼 살라고
부드럽고, 강인하면서,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출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께서 ‘김 와’ 이렇게 한자로 써서 신고를 하셨는데
당시의 면사무소 직원이 성 金을 생략하고 이름 두 자만 써 온 줄 알고
떡하니 金 자를 앞에 붙여 놓았다고 한다. (직권남용 ^^)
그래서 이름이 ‘김금와’ 다
金 자가 둘째 단어로 되면 자연 ‘금’으로 읽는다는 법칙 따라
내 이름이 그렇게 되어졌다.
이쁜 꽃 하나가
있지도 않은 개구리의 발톱으로 이름 지어지듯
나 역시 엉뚱하게 덤으로 얻은 글자 하나를 더하여 불리고 있는 이름이다.
어쩌면 독특함과 특징성을 모두 부여받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일~
헛됨이 없어야 할 텐데…
내면에 지닌 보이지 않는 흔하면서도 귀한 그 무엇을
소중히 여기며 꽃처럼 이쁘게 살아가야겠다며 이 봄날 환하게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