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그래!, 피었구나! 산자고~~

물소리~~^ 2017. 3. 5. 21:03

 

 

 

 

 

▲ 산자고

 

 

 

지난겨울 나에겐 유난히 추운계절이었다.

아픔 후, 적정 체온을 유지하지 못한 연유로 얼마나 추운지

집안에서도 내복은 물론 패딩 옷을 두 세 겹 껴입고 지냈을 뿐 아니라

난방 가스비가 예년에 비해 두 배 정도 더 나올 정도로 추위를 느꼈다.

 

오늘 일요일

베란다에 빗겨드는 햇살이 마냥 부드럽다.

이젠 진정 봄이런가, 내 몸의 추위도 사라질 것인가!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동동거린다.

동동거리는 마음으로 발동이 걸린다. 오늘이 그날, 3월 첫 일요일이 아닌가!

 

3월, 봄, 첫 일요일에

근 15년 가깝게 의례행사 치르듯 행하는 일이 있으니

우리 뒷산의 산자고 꽃을 만나러 가는 일이다.

마치 꼭 감추어둔 보물을 한 번씩 꺼내보는 흐뭇함이다.

 

차림을 하고 뒷산을 올랐다.

산자고 꽃이 궁금했지만 꽃부터 만나면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느라

오솔길 걷는 일을 잊어버리곤 하니

오늘은 일부러 나만의 종점까지 산을 오른 후,

내려오는 길에 산자고가 사는 양지 바른 곳을 찾았다.

 

아! 꽃이 피었다.

환하게 핀 모습도 있었고, 가녀린 몸으로 땅을 뚫고 나오느라

힘든 모습으로 탯줄도 끊지 못하고 꼬여 있기도 하니 참 안쓰럽다.

그래도 이쁘다.

이들은 이처럼 결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정말 예쁘다.

 

밝은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며 제 빛을 발하는 산자고~

언제 만나도 정감 있는 감성을 안겨주는 저들의 몸빛에는 기품이 어려 있다.

가느다란 줄기 따라 흰색 봉오리조차 길고 날렵하게 올리는 모습이며,

가냘픈 자색 선으로 제 몸의 특색을 보여주는 꽃의 조화에는 참으로 기품이 어려 있다.

비록 여리디 여린 몸이지만 여럿이 무리지어 봄 동산을 이루는 그들의 모습에는

지난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낸 자랑스러움이 배여 있다.

그 모습에서 나는 존재의 귀한 가치를 느껴보곤 한다.

 

세월이 많이 흐른 탓일까

아님 내가 너무 일찍 찾아와서일까.

드문드문 피어있는 꽃들이 예년 같지 않게 조금은 초라해 보인다.

주위의 어지러움이 꽃의 진면목을 가리고 있는 어수선함에 마음이 찡하다.

주변을 정리해 준다면, 잘 보살펴준다면 더욱 예쁘게 자랄 것인데…

매년 만나러 오면서도 그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내가 참 부끄럽다.

 

옷을 얼마나 껴입고 왔는지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아, 이제 나도 두꺼운 옷을 벗어도 되겠구나.

꽃처럼 산뜻하게 봄을 맞이할 수 있겠구나!!

 

 

 

 

 

 

 

 

 

 

 

 

 

 

 

▼ 덤으로 만난 뒷산의 봄

▲ 생강나무도 꽃망울을 올리고 있었다.

 

 

▲ 별꽃!

얼마나 작은지.. 하마터면 밟을 뻔 했다.

 

 

▲ 동백도 꽃 피울 자세!

이제 춘백이라고 했던가?

 

 

▲ 봄까치꽃

 

 

▲ 매화 꽃망울들도 벙글고 있다

딱 한 송이~~ 나를 반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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