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매자나무의 묵상

물소리~~^ 2016. 12. 28. 12:40









아주 많이 춥다는 예보에

껴입고 또 껴입고 나서는데

울 아파트 화단의 매자나무가 아주 환한 모습으로 서있다.

전지당한 몸통줄기에서

아픔을 숨기고 새 가지를 키우더니

어느새 잎 피우고 세월 따라 가느라 물들이고 있다.


썰렁한 곳에서 파르르 제 몸을 떨면서도

다소곳한 고운 빛을 어찌 그리도 내 보이고 있는지

참 가엽다.


행여 누굴 기다리고 있을까.

꽃도 열매도 모두 떠나 버린 겨울에

흰 눈이라도 내리면

행여 제 모습 지워질까

더욱 진하게 진하게 제 몸을 태우며

찾아오는 이 길 잃지 않게 제 몸을 사르며

추위를 이겨내는 묵상에 잠겨있다.


껴입은 옷 하나 벗어 입혀주고 싶은데

맞지 않은 옷을 입을 수 있다며

오히려 환한 웃음을 건네준다.

준 것 없이 밝음을 선사받은 나,

그냥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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