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아듀 2016 송년음악회

물소리~~^ 2016. 12. 23. 15:34




▲ 입장하는 교향악단원들



   어제 저녁 730분부터 군산시립교향악단 제123회 정기 연주회겸 시립합창단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가 군산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2014년 까지만 해도 매회 참석하여 연주관람을 했었지만 동안 아픔으로 정기연주회도 송년음악회도 잊고 있었는데 문득 연주 안내문이 눈에 들어오니 이제 내 마음이 해찰을 해도 되는가보다. 참 오랜만이다.


지난 세월 교향악단 사랑회 일원으로 작은 활동하기도 했는데그동안 상임지휘자도 바뀌었고 오늘은 성악가, 합창단과 함께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까지 부른다니 스케일의 웅장함이 상상되면서 조금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다가온다.


비오고 바람 사나운 날, 퇴근 후 곧바로 예술의 전당으로 갔다. 시민들을 위한 무료연주회일망정 좌석권은 받아야하기에 일찍부터 가서 기다린 보람으로 좋은 좌석을 받았다. 연주 시작까지 남은 시간동안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려했지만 넘 추워 실내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고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노라니 로비에서 작은 연주형식으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한다. 아이들이 좋아했지만 나도 마냥 좋아지니 한 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들이 함께하는 듯 정겨워진다. 캐럴연주가 끝나고 연주홀 문이 열렸다.


금세 좌석이 꽉 차고 교향악단 단원들이 입장하기 시작한다. 얼른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사진 찍는 것이 안 되는 까닭에 시작 전에 찍은 것이다. 무료입장이어서 행여 허락이 될까? 그렇다면 환희의 송가 합창 시 동영상 촬영하고 싶어 문의하니 역시나 안 된단다. 조금 서운하지만 어쩌랴 연주에 방해되고 저작권에 위배되는 사항이라 공연장의 에티켓으로 지정되어 있는데그런데 허가 받은 주최 측일까? 객석 한 구석에서 삼각대를 받쳐놓고 촬영하는 팀이 있었다.


오늘 1부는

Aaron Copland(아론 코플랜드)이 작곡한

Fanfare For The Common Man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레)


이 곡을 선곡한 이유는?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레 라는 제목에서 묘한 일체감을 느낀다.

어쩌면 요즈음의 우리 시국을 대변하는 곡이 아닐까.


이 곡은 코플랜드가 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42, 1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군인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금 우리는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으로 새 세상을 꿈꾸고 있으니 특별한 한 해를 마감하는 우리로서는 이 곡의 선택이 자못 의미심장하다.


타악기와 금관악기가 울려주는 팡파르는 마음을 후련케 해주었다. 트럼펫의 우렁찬 팡파르로 시작하니 트롬본과 튜바, 호른, 그리고 다시 트럼펫이 가세하여 부드러우면서도 장엄한 음향으로 울려 퍼지니 내 심장이 쿵쿵거리며 마음이 그냥 싸해진다.



오늘 이 곡이 연주되는 동안 내 시선을 끄는 타악기가 있었으니 이라는 악기였다. 생김새는 커다란 북 같았는데 소리는 마치 우리의 징소리 같았다. 그에 연주하는 사람이 채로 악기를 힘껏 쳤다가 음향을 조절하기 위해 채로 북을 둥글게 쓸어주면 음이 그냥 잦아들며 긴 여운을 남기고 있었으니… 솜털같은 부드러움이었다. 곡 전체 연주시간이 3분 정도였으나 강한 울림을 주면서 주의를 환기시켜주면서 연주회에 몰두하게끔 이끌어 내 주었다.




1부곡을 이렇게 짧게 한 이유는 2부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전 악장을 1시간 30분 동안 연주하기 때문이었다. 성악가, 합창단원, 교향악단원이 함께한 무대는 빈틈이 없을 정도~~ 옆에 앉은 이가 단원이 몇 명이냐고 묻는다. 내가 알고 있다는 믿음으로 묻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수가 많아 놀랐단다.


예전에 내가 알기로는 72명이었기에 그대로 대답을 해 주었지만 다소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 남자 연주자들이 많이 줄었고 그 자리에 여자 연주자들이 앉아 있는 것이다. 첼로 연주자 2명의 남자가 보이지 않고 5대의 콘드라베이스를 모두 여자가 잡고 있으니


베토벤교향곡 9번은 4악장이 우리의 귀에 익숙할 뿐 1,2,3 악장은 별로다. 하지만 영상으로 설명 자막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리 심심하지는 않고 그 설명을 따라 열심히 귀 기울이다보니 어느새 3악장이 끝나고 4악장, 드디어 교향곡의 백미 환희의 송가합창이 울려 퍼진다. 테너 소프라노외 합창단원들은 원어로 부르지만 선율만큼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니 음악은 만국공통어가 틀림없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며, 신 앞에서는 모두 하나라고 자막이 따라 알려준다.


베토벤이 30여년에 걸쳐 만든 합창교향곡이 송년연주회 단골메뉴가 된 까닭은 곡에 담긴 화합과 박애정신 때문이라고 한다. 합창단, 교향악단, 수준급 성악가가 등장하는 대규모 연주회는 웅장하고 화려하여 연말 분위기에도 잘 어울린다하니 아마도 우리나라의 교향악단들은 올 한해 남은 일주일 내에 이 곡을 한번쯤 연주할 것이다


어수선한 시국에 그나마 한 마음으로 화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이고 모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비록 나만은 아닐 것이다. 공연장 좌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마음이 한데 모아져 멀리 날아오르기를 바라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 상임지휘자 백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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