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巖능선 따라 섬 산 풍경 속으로

물소리~~^ 2016. 12. 20. 08:39

 

 

  

 

 

 


    산을 오르기에 넘 이른 시간의 도착시간이어서 우선은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우리가 등산할 산은 이쪽에서 올라 능선을 타고 저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차가 있어 함께 움직이지 못하고 우리는 서로 반대편에서 올랐다 합류 후, 차 있는 곳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작은 섬이지만 지명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내비에게 산행들머리인 상암마을 주차장안내 요청을 했지만 뜨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지도안내에 따라 그냥 달리노라니 온통 염전인 이곳의 풍경에 그만 탄성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라 천일염 생산 시원지이면서 바둑천재 이세돌의 고향이라는 것만의 사전지식으로 찾아온 이곳또 다른 무엇이 오늘 나를 감동케 할지 기대감이 슬며시 차오르며 기분이 좋아진다. 날씨도 푸근하고 바람도 없다.





오늘 내가 오를 산의 안내판


산행 마치고 찾아 나설 곳을 점찍어 두며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섬을 돌다 드디어 상암마을에 도착 했다. 나는 이곳에서 그림산 정상을 지나 선왕산으로 가고 남편은 하누넘해수욕장(하트해변)에 차를 주차하고 곧장 선왕산을 올라 선왕산 정상에서 만나기로 했다. 집에서 준비해온 간단한 간식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전 9!

 


길 초입에 들어서자 말자 멀구슬나무 위에 앉은 새 두 마리가

나를 환영하듯 지저귀며 날아오르기를 반복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오솔길의 길섶에서는 띠들이 단정한 차림으로 나를 안내하고 있었고,




아니!! 쑥부쟁이가 여태 피어 있었네~~

아직은 남은 햇살을 즐기려는 듯 때 늦게까지 피어있는 쑥부쟁이들이

웃음으로 나를 맞이한다. 참 정겹다.



  조급한 마음에 몇 발자국 올라 내려다 본 풍경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두 서너 명의 등산객들이 내 뒤를 따르고 있다.

조금씩 높아지는 고도 따라 눈 아래 펼쳐지는 풍경들도 모습을 달리 보여준다.

썩 맑지 않은 날씨를 조금은 불평하려하는데 어느 순간

햇살이 구름사이를 비집고 제 빛을 내려주기 시작한다.

! 저 강한 햇살을 구름인들 막을 수 있을까?

 문득 구름이 태양을 가릴지라도라는 고운 음율의 아리아가 귓전을 스치다.


구름이 하늘을 가릴지라도

태양은 하늘 위에서 빛날 거예요.

성스러움으로 움직이는 그 곳,

어둠은 결코 지배할 수 없는 세상이죠. 라고 부르는 노래


지금의 이 노래의 희망을 촛불위에 새겨두고 싶기도 하니

오늘 이 산은 어쩌면 대의명분의 내 몫을 챙겨주고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야 할 철계단 등로가 아스라하다.

섬에서 솟은 산은 좁은 땅에 알맞은 몸집을 가지려 했는지

솟구침이 날카롭고 힘차다

그에 바위라니그러면서도 우리에게 길을 내주고 있으니 참으로 기특하다.



이고들빼기



한층 밝아진 풍경



진항 향을 품은 산국



난 망설임 없이 계단길을 선택했다. 산국이 응원을 해주니 더욱 용기가 났다.

 

오르다 서다를 반복하며 섬 풍경을 바라본다. 어쩜 저리도 평화스러울까.

조금씩 가팔라지는 경사길에서 문득 이정표를 만난다.

커다란 암벽을 타고 오르는 철계단과 쉽게 오르는 우회길중 하나를 선택하란다.

나는 망설임 없이 계단길을 택했다.

위험한 곳일수록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그 아름다움은 나를 황홀케 한다는 나만의 경험이 앞섰기 때문이다.

어느새 뒤따라 온 한 남자 분은 우회길을 택하여 돌아가고 있다. 우쭐!



지도상으로 익혀둔 임리저수지일 것 같다.

 

조금 멀리 바다가 섬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또 하나의 저수지처럼 보인다.

밭 사이사이의 큼직한 수로?가 참 든든하다. 이 섬에 유난히 저수지가 많음을 느낀다.

섬인데도 물이 풍부하고 자원이 풍부하니 한 때 이곳 주민들 사이에서는

돈이 날아다녀 비금도라 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니!!

정말 바다 가까이에는 넓디나 넓은 염전이 있고,

안쪽으로 시금치(섬초) 밭이 펼쳐져 있는가하면,

갯벌을 막아 만들었다는 논들도 많으니

이곳이 섬일까? 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다.



암벽에 뿌리내리며 자라고 있는 나무 한 그루

제 몸 하나 지탱하기도 힘들 터인데

뭇 사람들의 길 안내표시가 되어주고 있으니 노란 잎이 참 멋있다.




숨을 고르고 계단을 오르다.




더욱 강렬해진 햇살에 잔물결들이 새살거린다.

 

햇살이 점점 구름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으니

먼 바다위의 물결도, 저수지의 물결도 윤슬이 되어 반짝인다.

윤슬이란 햇빛이나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잔물결을 일컬음이니

어쩌면 나도 보이지 않게 보내주는 착한 마음들의 후광을 받아

아픔을 딛고 지금 이렇게 반짝이며 험한 산길을 걸어가고 있음일 것이니…

지금 저 하늘의 태양의 힘 있음에 무한한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나를 기다리는 바위의 늠름함



조망 좋은 곳, 아늑한 곳에 놓인 쉼 의자.

그냥 앉아보고 싶어지는 정겨움이다.



오를수록 하늘이 맑아지니 조망은 더욱 좋아지고



빨갛고 파란 지붕의 섬마을의 정겨운 모습

 

마을 앞으로 펼쳐진 염전~

미처 빠지지 못한 바닷물은 골 깊은 갯벌을 따라 S곡선으로 흐르고



섬들은 한 순간 갯벌 위 육지가 되었다.

 

섬이기도 하고 육지이기도 한 저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 좋음을 어찌 놓아두고 스쳐 지난단 말인가.



미역취 ? 섬에서 자라는 것들은 몸집도 작아질까?




팥배나무도 제 고움을 풍경에 끼워달라고....



사람의 모습으로 서있는 바위는 경건함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이 산에는 사스레피나무가 많이도 자라고 있다.

이름과 달리 꽃의 향기가 고약하니 꽃피는 철의 산행은 조금 고역스럽겠다.



노랑과 보라의 어울림



층꽃의 멋진 마무리, 참 예쁜 색감~~ 닮고 싶다.



참으로 화려한 쑥부쟁이



돼지와? 쑥부쟁이 문득 한 폭의 민화 같다는 생각으로 뜻을 풀어보니

돼지 엉덩이부근의 쑥부쟁이 두 송이는 돼지가 품고있는 감춰진 福의 표현일까?

그렇다면 배 부분의 쑥부쟁이는 多産의 의미쯤 될까?

산길은 이토록 나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  하하

오늘 홀로 행복하니 진정 죄스런 마음이다.




철 계단을 타고 오르고 올라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바위 틈새에서도 제 본연의 자태를 잃지 않고 자라는 억새가

자꾸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비록 높이는 낮은 산일망정 바위들의 뛰어난 웅장함으로 이어진 산이기에

결코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바위산이 안겨주는 듬직함! 정말 멋지다!]



등산로를 위해 베어진 나무일까?

나무는 그루터기에서 새싹을 올렸을 것이고

그 싹은 또 이렇게 계절 따라 제 빛을 곱게 칠하며

풍경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지도 바위란다.

아마도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었나 보다.

처음에는 아주 조금 비슷한 모습이었을 텐데

더욱 갖추려고 정으로 쪼아 놓은 것 같다는 내 느낌이었다.

이 지도 바위를 지나면 그림산 정상이다.



정상 표시석이 보이네~~~




오늘 나는 무조건 우회길을 피해 계단길, 어려운 길을 택했다.



해산굴? 이란다

저 굴을 통과하면 정상 표시석 바로 아래로 나간다는데

여간 날씬한 몸이 아니면 통과할 수 없단다.

나는 시도 해봄직 했건만 행여 빠져나오느라 체력 소진할까봐 무서워 생략!

▼ 굴을 통과하면 이 곳으로 나온단다.



▲ 굴을 빗겨 계단 따라 오르다보니

자금우(산호초?) 열매가 아주 잘했다고 칭찬하며 나를 반긴다.




바우손이 잘 자라고 있다.

이 산에 유독 바우손이 많이 자라고 있었으니

아마도 바위가 많아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그림산 정상이다

226m의 높이지만 어쩌면 500m 미터쯤 올라온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계속 암릉을 타고 오르느라 느낀 무서움과 아찔함이 높이를 더해준 경우겠지만

그만큼 충만함도 많이 안겨주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산 위에서 내가 밟고 지나온 길을 바라봄도 퍽 유익함이다.

내 삶의 길도 저렇게 선명히 뒤돌아 바라보면서 챙겨볼 수도 있을 것인데

또 앞으로 갈 길도 가늠해줄 수 있다면하는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충만함이 가득한 곳이 산 정상이다




▼ 정상에서 사방으로 바라 본 풍경

정말 좋다!!!









지고 올라올 때의 무거움에 벗어버리고도 싶지만

산 위에 올라 마시는 차 한 잔의 감미로움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나는 지금 섬 산을 오르며 많은 행운을 받고있다

우선 날씨가 따듯했으며,

섬 산행이 안겨주는 산과 바다풍경을 원 없이 바라보았으며

그에 바위산의 아름다움까지 골고루 챙겨 받은 행운이다.



이제 이 그림산에서 한참을 내려가다 다시 올라서기를 반복하면서

저기 저 오른쪽 끝 봉우리 선왕산을 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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