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비금도를 찾아가다

물소리~~^ 2016. 12. 19. 09:16

 

 

 

 

 

 

▲ 비금도 가산선착장의 조각상

 

 

   일요일 오전 한 방송에서 보여주는 '영상 앨범 산' 이라는 프로를 즐겨본다. TV앞에 느긋하게 앉아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일요일 일상을 챙기느라 분주히 오가며 귀로 들으며 한 번씩 화면을 바라보곤 하는데 얼마 전 귀를 번뜩 뜨이게 하는 비금도의 산, 그림산과 선왕산을 보여주었다.

 

나도 모르게 그냥 TV앞에 앉아 끝까지 시청하면서 저곳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지우지 않았었다.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도 좋았지만 우선은 산 높이가 300m가 채 되지 않는 낮은 산이라는 특징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우선은 나의 일정상 15일은 넘겨야 했고, 늘 스치듯 침묵으로 챙기는 결혼기념일이 있기에 핑계 삼아 남편과 다녀오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껏 해왔던 12월의 나들이는 기념일을 겸해서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토요일 새벽 3시 30분에 집을 나서니 다행히도 어제까지 매섭게 추웠던 날씨가 오늘은 한결 부드럽다. 목포북항여객터미널에서 5시 50분에 출발하는 비금도행 배편을 타는 일정으로, 섬 산행을 당일에 끝내려면 첫배를 타야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다. 예매를 하려했지만 예매를 하지 않는다는 안내에 안심하고 출발하여 5시 20분경에 목포북항에 도착하니 아! 배는 이미 환히 불을 밝히고 차와 사람들을 싣고 있었다. 조금 늦었더라면 차를 싣지 못했을 것이니 섬사람들의 부지런함에 놀라운 마음이었다.

 

급하게 표를 구매하고 배에 오르니 두 개의 선실 중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선실은 이미 발 디딜 틈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의자가 배열된 선실로 들어가니 커다란 대형 TV 두 대가 켜져 있고 요즈음 시국사태에 대한 소식들을 정말 쉼 없이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으니…

 

뱃전에 나서보려 했지만 겨울바람이 만만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컴컴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그냥 선실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선상에서 멋진 일출을 보려고 해뜨기를 기다렸지만 희뿌옇게 날이 밝아지는가 싶더니 비금도 가산항에 7시 30분에 도착해버렸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생전 처음 발을 딛는 비금도!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싶은 독수리 조각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飛禽島인가! 항구는 제법 많은 차들과 사람들로 분주하다. 하지만 여행객들은 아니고 섬 주민들인 것 같았다. 우리가 차를 가지고 들어온 것은 산행을 마치고 이곳 비금도와 함께 다리로 연결된 도초도까지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 목포북항터미널 부근

 

 

▲ 배는 이미 사람과 배를 가득 싣고 있었다 ▼

 

 

▲ 배에서 바라본 항구

많은 배들에서 나오는 불빛들이 아름답다.

 

 

▲ 조금 날이 밝은 것 같아 멀리 섬의 등대를 찍었는데..

잠에서 덜 깼는지? 부시시 하다.

 

 

▲ 쾌속정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간다.

 

 

▲ 날이 점점 밝아오고 있는데

바다도 잠을 방해 받은듯 투정부렸을까

갯벌의 흙이 올라온듯싶다.

 

 

▲ 수차도라고 한다

우리가 탄 배는 이곳에 들러 차와 사람들을 내려주고 또 태우고 출발했다.

이 작은섬의 유일한 이동수단인 이 배가 섬사람들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존재일까

세 사람이 내리고, 일곱 사람과 트럭 한 대를 태운다.

섬의 차는 헤드라이트마저 한 쪽을 잃고 있으니…

섬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 참 아련함이 스며온다. ▼

 

 

▲ 선실의 창이 이국적이다.

멀리 비금도 선착장이 보인다.

 

 

▲ 이른 아침의 비금도의 풍경이 고즈넉하게 다가온다.

 

 

▲양식장? 일까?

 

 

▲ 비금도 선착장에는 우리가 타고 온 배를 타고 나가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 배 도착시간에 맞춰 섬 버스도 대기하고 있덨다.

 

 

 

 

▲ 선착장의 조각상

이곳의 禽을 金으로 해석하는 재밌는 이야기도 있다.

소금, 시금치(섬초) 등의 수입으로 한 때 이 섬에서는

돈이 날아다녔다고 한다

 

 

아픔을 겪은 후, 어딘가에 다녀오는 일은 나에게 마지막 시간일수 있다는 의식이 언제부터인지 자리를 잡고 있다. 하여 가는 곳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도록 보여주는 것, 아니 꼭 보아야할 것들은 단 하나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욕심이 커지곤 하는데… 하여 산행을 마친 후 섬을 돌기 시작했다. 한 곳 한곳 연결해서 찾아 가는 일정이 아닌, 어딘가를 찾기 위해 섬을 돌고 도느라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르겠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섬을 찾아가는 일, 늘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니 불편을 감수하는 대신 만족을 느끼고 싶어서일 것이다. 부질없는 내 마음이 딱하다는 듯 풍경들은 그저 말없이 자리지킴을 하고 있었다.

 

 

▲ 염전, 그리고 염전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암산

첫눈에 들어온 염전들~~

격자형태의 가지런함과 땅에 딱 붙어있는 저 지붕들의 애상스러움,

이 섬이 지닌 그리움들의 흔적인지도 모르겠다.

 

 

▲ 멀리 길게 이어지는 산 능선

오늘 내가 오를 산이다. 한데 산 아래 풍경은 분명 논이렸다?

소금(갯벌), 시금치(밭), 논,~~ 없는 것 없는 섬이 아닌가?

정말 돈이 날아 다녔다는 풍요로움을 상상할 수 있는 환경이다.

 

 

▲ 저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이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라고..

산에서 내려와 가 볼 참이다.

 

 

▲ 왜가리 한 마리가 외로이 염전에 서 있다가

사진 찍으려는 내 움직임에 화들짝 놀라 날아간다. ▼

 

 

▼ 산행 후, 섬 둘러보기

 

 

 

 

▲ 비금도의 유명인사라고 한다(4선? 의 국회의원)

 

 

▲ 초록 시금치와 노란 바구니의 색의 조화가 정말 이쁘다. 

 

 

▲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벌인 이세돌선수의 고향인 이곳에

폐교를 이용한 바둑기념관이 있었다.

11월 부터 2월 까지는 휴관이라는 안내문과 함께

뒷문 한 곳만 열려있어 살짝 들어가 보았다. ▼

 

 

▲ 기념관 뒷문쪽으로 나 있는 길~~

500m를 걸어가면 명사십리가 나온다.

 

 

 

 

▲ 시금치 밭에 물을 뿌려주고있다.

 

 

▲ 이곳에서 참 많이 만나는 멀구슬나무


 

 ▼ 명사십리해수욕장

 

 

 

 

 

 

▲이곳 해수욕장의 모래는 곱고 단단하여 자동차가 달려도 바퀴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누군가가 경운기를 끌고 지나간 흔적 같았다.

 

 

 

▼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서

 

 

 

▼ 내촌마을의 돌담

대한민국등록문화재(283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돌면서 하트해변이라 명명된 모습을 담으려 해 봤지만

아무리해도 하트 모양이 되지 않았는데....

 

 

▲  전망대가 있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트모양의 해변~~

이런 모습들에 사람들은 갖가지 이야기를 만들어 더욱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으니...

 

 

▼ 서남문대교라는 다소 생경스런 이름의 다리를 건너 도초도에 입성!!

 

 

 

 

 

▼ 도초도 시목해수욕장

 

▲ 철 지난 쓸쓸함이 가득~~~

 

 

오후5시 4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하기에 도초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마음이 조금 바빠지기 시작했다. 고란 마을과 시목해수욕장만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왠지 자꾸만 염전을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보고 싶다. 저 강렬한 색채와 납작 엎드린  자태에서 왠지 모를 슬픔이 자꾸만 밀려온다.

 

 

 

 

 

 

 

 

▲ 선착장에 도착하니 해는 어느덧 뉘엿뉘엿 넘어가며

바닷물을 황금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그렇다 황금이다.

빛에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이 정말 아름답다

마지막 모습을 이토록 애잔하게 보여주는 비금도! 섬이 주는 아련함 일 것이다.

 

▲ 배 위에 오르니 해는 넘어가고

 

 

▲ 막배 떠난 비금도는 순식간에 정적이 쌓인다.

진정 섬, 섬이었다!!!!

 

 

#. 산행후기는 다음편에 포스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