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초입을 지키듯 자리하고 있는 조금은 고급스런 주택 담장에 기대어
화사한 빛을 발하고 있는 외로운 꽃 한 그루!
슬쩍 지나친 걸음을 되돌려 꽃과 마주했다.
정말 고와도 넘 고운 빛!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제 몸에서 이런 고운 빛을 내 보낼 수 있을까?
꽃 이름을 불러주며 다정함을 보내고 싶은데 긴가민가하며 헷갈린다.
저 꽃도 이렇게 나처럼 헷갈리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무엇에도 관심 없이 오직 자신의 일에만 충실 하는 것일까?
거친 감촉의 사각 줄기가
마편초종인 것 같다는 짐작만으로 검색을 해보니 맞았다.
마편초였다.
꽃 이삭이 말의 채찍과 비슷하다하여 마편초란 이름인데
그중 잎이 버들잎 닮아 ‘버들마편초’ 란다.
키가 무척이나 큰 브라질마편초는 직접 만나기도 했지만
생소한 이름의 마편초는 처음이다.
귀화종으로 ‘숙근버베나' 라고도 불리며
꽃 빛이 예뻐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한다는데
나로서는 키가 너무 커서 관상용으로는 조금 비호감이다.
버들 마편초의 꽃말은 '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람' 이라는데
꽃은 알고 있을까? 내 소망이 무엇인지를…
어쩌면 알고 있다는 표시로
지나치는 내 발걸음을 붙잡았는지도 모르니 나의 기분은 괜히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