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반가운 비!!
얼마 만에 내리는 비인지~~
차마 우산을 받쳐 들기도 아까운 비다.
비록 흡족하게 내리지는 않아도
오기 싫은 아이 갖은 감언이설로 설득이자
겨우 따라오는 몸짓으로 서툴게 내리는 비이지만 반갑기 그지없다.
이 좋은 날,
친구들이 점심을 함께하자며
나를 위해 오리고기 음식점에 가자고 한다.
시내를 벗어난 곳에 맛 좋은 집이 있다며
5명이 한 차에 꽉 차게 앉아 재잘거리며 가다보니
오랜만의 만남이라 모두들 하고픈 말들이 많아 말이 섞이지 않는다.
그래도 재밌다.
도착하여 주차장에 내리니 잔잔한 빗속의 풍경에 마음 그윽해지는데
한 귀퉁이에서 밝은 빛의 유홍초가 우리를 반긴다.
한 친구가 어머나 ‘애기나팔꽃’ 이네 한다.
나는 또 얼른 아니야 ‘둥근잎유홍초“야 라고 하니
모두들 까르르 웃고 만다.
엉뚱한 이름을 불러 놓고도 넉살좋게 웃으며
하나도 민망해 하지 않는 천연스러움에,
잔잔한 빗줄기가 마냥 반가운 듯 우리처럼 섞이지 않는 말로
끼리끼리 놀고 있던 꽃들도 일제히 우리를 바라보며
“영원히 사랑스러워” 하며 온몸으로 화답을 한다.
아. 그렇구나! “영원히 사랑스러워” 는 제 꽃말이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