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꽃과 나무

파리풀

물소리~~^ 2016. 8. 24. 16:24







▲ 파리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발진 부분의 근질거림에 온통 신경이 쓰이고 있는데

난데없는 파리 한 마리가 얼쩡거린다.

괜히 부아가 나며 저걸 잡아야지 하면서 파리채를 집어 들었다.

책상 모서리에 살짝 앉는 순간

파리채에 있는 힘을 다해 힘껏 내리쳤다.

모서리 끝이라 파리가 맞지 않고 날아갈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으로

힘은 더 가해졌을 것이다. 성공이다.

숨이 끊긴 파리는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저리도 작은 파리 한 마리 잡으려고 온 힘을 다한 것을 생각하니

순간 알 수 없는 허무함이 밀려온다.

 

날아다니는 것들 중,

내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닌지

 

문득 내가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무언가에 대한 분풀이? 그 무언가는 무어지?

아마도 가려운 곳을 시원히 긁지도 못하는 내가 한심해서?

자꾸만 솟아나는 뾰루지의 연속성이 무서워서?

 

나의 잔인함을 모른 척 눈감아 줄나대신 파리를 잡아 줄

지금 한참 꽃 피우고 열매를 맺는

파리풀이라도 데려와야겠다는 심정으로 차를 몰고 나왔다.


파리풀,

승독초라고도 하는데

뿌리의 전즙(煎汁)을 밥에 뿌리거나 종이에 발라 놓으면

파리가 먹고 죽기 때문에 파리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 꽃이 진 자리에는 열매들이 나란히 달려있다

갈고리 모양의 열매(씨앗)는 지나는 사람들 옷에 무임승차하여

곳까지 씨앗을 퍼트리며 번식하는 참 영리한 파리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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