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기땅빈대(비단풀)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에 몸놀림이 자꾸만 둔해지고 있다.
이래도 저래도 냉큼 건강 걱정이 앞서는 마음은
얼마 걷지도 못할 걸음을 내딛게 한다.
사무실 인근 주택가 그늘을 따라 걷다 햇볕이 쨍한,
물기 하나 없는 바짝 마른 땅위의 한 잡초를 보았다.
아주아주 작은 꽃이 보이매 쪼그려 앉아 바라보니
아니! 애기땅빈대라는 버젓한 이름을 가진 풀이었다.
바닥을 기며 자라는 모습이
명주실로 비단천을 짜 놓은 듯 보인다하여 비단풀이라고도 한다.
애기라는 접두어가 붙을 만큼 정말 작은 풀이지만
잎 표면에 자줏빛이 도는 반점으로 그냥 땅빈대와 구분이 된다.
어떻게 잎마다 자줏빛의 점을 찍어 놓고 차별화를 두며 자라고 있는지
자손 번식이 이토록 위대함인지…
넘 작아 눈을 가늘게 떠도 보이지 않는, 잎겨드랑이에 핀 꽃,
술잔처럼 생긴 작은 총포 속에 수꽃과 암꽃이 들어 있다니…
애기땅빈대는 작은 몸피로도 제 구실에 충실하며
폭염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참으로 위대하다.
이 작은 풀들이 지닌 약효는 또 얼마나 좋은지
잎과 줄기의 모든 부분을 약재로 쓴다고 한다.
모든 것이 다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고,
병치레하는 많은 사람들이
물 좋고 산 좋은 곳을 찾아 나서는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여름 날,
발밑에 명약이 있다고 숨바꼭질하듯 불러내며 이들과 친근하게 지낸
옛 선조들의 지혜를 보고 배우는 것 같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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