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을 지배하는 것이 뙤약볕이라면
뙤약볕을 더욱 강렬함으로 물들이는 것은 매미소리일 것이다
아무리 더워도 우렁차게 울어대는 저 소리를 찾아보려고
녹음 짙은 나뭇가지를 쳐다보지만 매미는 보이지 않는다.
모습을 잡히지 않고
소리만 들려주는 존재가 시사하는 바 있어 만나고 싶지만
산길조차 점령하고 있는 뙤약볕을 이겨낼 자신이 없다.
점심시간에 양산을 받쳐 들고 사무실 가까이 있는 아파트 숲으로 들어섰다.
아파트 한 귀퉁이에 조성된 공원의 조경이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기도 하는 곳이다.
이제 막 식재한 듯싶은 키 작은 배롱나무도
때를 놓치지 아니하고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를 감싸고 있는
풀 가득한 사이에서 꽃줄기가 눈에 띈다.
‘단풍마’ 다
세상에! 한여름 뙤약볕이 가득한 곳,
그렇지만 바다 건너오는 바람이 있어 그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곳에
작아서 참한 꽃, 노란 단풍마가 꽃을 피웠다.
자디 잔 노란 꽃에
볕도 받아내고 매미소리도 담아내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다.
내리쬐는 볕으로 제 몸을 키우고, 매미소리로 흥을 돋우고,
제 이름으로 계절을 불러주면서 자잘한 꽃들이 덩굴 따라
낭창낭창 제 몸을 하늘거리며
이 여름을 즐기고 있는 꽃이 반가워 곁을 서성이노라니
내 마음의 온도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
시원한 여름이다.
▲단풍마
마 종류도 엄청 많다
그중 참마와 단풍마의 구분이 어렵다.
▲ 참마
'꽃과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씀바귀 (0) | 2016.08.22 |
---|---|
이름이 억울한… 거지덩굴 (0) | 2016.08.18 |
해바라기 대신 뚱딴지 (0) | 2016.08.10 |
산초나무를 바라보며 (0) | 2016.07.25 |
꽃마음으로 꽃더위를 즐기자 (0) | 2016.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