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善일까 惡일까

물소리~~^ 2016. 7. 16. 09:38

 

 

 

 

 

 

 

며칠 주춤하던 장맛비가 밤새 내렸다.

사납지 않으면서 줄기차게 내리는 빗소리에 간혹 잠을 깨면서도

퍽이나 안도감을 느끼며 다시 잠을 청했던 것 같다.

비 내리는 날의 안온함~~ 내가 받는 선물이다.

 

아침 6시 경,

비가 그치며 동시에 하늘이 맑아지니 일렁이는 선한 마음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주말의 여유로움으로 촉촉이 젖은 산길을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

! 얼마만의 빗속 오솔길인가!

 

발맘발맘 걷는 내 맘 안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는 반가움이 와락 밀려온다.

이 길을 계속 걷다가

다시 돌아감을 잊는다 해도 여한이 없을 듯싶다.

 

갑자기 사사삭 하며 나뭇잎들이 부산을 떤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뭇잎들이 비를 받아내니 나는 전혀 젖지 않는다.

그 믿음으로 계속 걷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에구~~ 우산도 없이 나선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빨리 되돌아오란다.

 

돌아서는데 탐스런 버섯 하나가 눈에 띈다.

어쩜 색깔도 고와라!

비가 오니 우후죽순처럼 솟아나는 버섯들!

 

버섯은 나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광합성작용으로 비축해둔 좋은 성분을

아무 대가 없이 취하고선 제 것 인 냥 살아가는 기생식물이다.

식용버섯은 사람에게 또 먹히는 먹이사슬 망이지만

독버섯은 어이하여 독을 취하고

빛깔마저 곱게 치장하며 우리의 눈을 끌어가고 있을까.

 

문득 스치는 생각하나,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성악설과 성선설에 비유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식용버섯은 성악설의 이치를 알려 주는 듯싶었다.

타고난 본성을 하지만(기생의 삶)

도덕적 수양과 교육으로 (좋은 성분으로 이롭게 함)한 성품을 지닌다는 설이다.

 

독버섯은 성선설의 이치를 알려주고 있는 듯싶었다.

타고난 본성은(나무의 좋은 성분) 하지만

나쁜 환경이나 그릇된 욕망(잘나 보이고 싶은) 때문에

하게 된다고 주장하는 설이다.

 

이 숲속에 사는 기생식물들이 어디 한 둘 일까마는

또 그들은 서로 부족함을 나누며 공생하는 경우도 많지만

유독 고운 빛의 버섯에 시비를 걸고 있음은 내 마음이 비뚤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

과연 나는 성선설, 성악설 어느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까.

오랜 만에 만난 비 내리는 숲길은

끝까지 가지않고 되돌아가는 내가 미운지 반가움보다는 채찍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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