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출발 ⇒ 통영 가오치항 ⇒ 사량도 금평항 ⇒ 옥동마을 ⇒ 성자암 ⇒ 달바위(400m)
▲ 통영 가오치항
이름도 생소한 병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한 지 어언 1년 2개월(14개월)이 되었고 종결치료인 조혈모이식을 마친지 6개월이 되었다. 머리가 아직 다 자라지 아니하고, 먹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하고, 갑자기 한 번씩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 증상들을 제외하면 컨디션은 참 좋은 편이다. 이제 병원 진료도 두 달을 건너서 가게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계속 이 상태를 잘 유지하고 지켜내야 함은 온전한 내 몫일뿐으로, 체력증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하니 산 오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자꾸 산이 생각난다. 이제 높은 산은 불가능하니 기회가 되면 낮은 산을 찾아다니자는 마음 다짐을 거듭하던 차, 남편이 통영 사량도에 다녀오자고 한다. 이름이 예쁜 섬, 사량도. 나는 얼른 섬의 산을 생각하고 대답을 하였다.
사량도라는 지명은 동서로 길게 뻗은 섬의 지형이 뱀의 형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또 하나는 상도와 하도 사이의 동강이라 부르는 바닷길의 흐름이 마치 뱀처럼 보여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예쁜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비유가 어째 그러하다. 사량도에 있는 산, 지리산의 능선을 따라 걸으며 관망하는 경관이 가히 일품이라 하여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한 곳으로 지정된 산이다. 맑은 날에는 '지리산이 보이는 산'이란 뜻에서 산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토요일 새벽 4시 집에서 출발하였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다. 분명 좋은 날씨를 예보했었는데… 어느 곳에서는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기도 했지만, 보여주는 만큼만 보면서 주어진 하루에 충실해야겠다는 마음이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통영 가오치항에서 8시 배를 타고, 40분 후에 사량도에 도착하였다.
사량도의 지리산은 400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섬 산으로는 절대 만만치 않다. 더구나 바위를 타야하는 위험구간이 많아 모두가 하는 6시간의 종주를 따라하지 못하고 중간에서 차 오르기로 하고 계획을 세웠다. 금평항에서 옥동마을까지 이동한 후, 다시 성자암까지 들어가 산행을 시작했다. 짙은 안개로 눈 앞의 풍경만 보였지만, 풍경 끝의 아찔함을 연상케하며 내 마음을 무척이나 놀래키니 내 심장은 오늘 하루 제대로 운동을 했을 것이다.
▲ 우리가 타고 갈 배
▲ 남해 바다를 수놓은 듯 펼쳐진 양식장
▲ 양식장을 돌보기 위함인가. 어선 한 척이 느리게 움직이는데...
삶이 그대로 풍경이 되다
▲ 배는 스스로 길을 만들며 나아가고
바다는 배가 지나온 흔적을 깨끗이 지우고 시치미 뗀다.
▲ 멀리 사량도의 사랑교가 보인다.
저 다리는 사량도의 상도와 하도를 이어주는 다리로
2015년 10월에 완공했단다.
왼쪽 뒤편의 봉우리들이 오늘 내가 오르려고 하는 산이다.
왼쪽부터 달바위, 가마봉, 출렁다리, 옥녀봉 순으로 오르 내릴 것이다.
▲ 우리 배는 저 다리밑을 통과한다.
▲ 오늘 나의 산행 들머리 기점인 성자암
암자라기보다는 아늑한 풍경 속의 한옥 같은 느낌이었다.
▲ 저 오솔길을 따라
▲ 월암봉(달바위)을 향해 ~~
▲ 다시 한 번 뒤 돌아본 성자암
▲ 성자암 주변은 엉겅퀴가 흐드러졌다.
▲ 주 능선까지 차고 오르는 힘듦을 환한 낯빛으로 응원해주는 산골무꽃
▲ 휴!! 드디어 능선에 올랐다.
▲ 여기 저기서 올라오는 길의 합류점
그곳에는 작은 매점이 있었다. 식혜 한 잔 사서 마시면서 쉬는 시간~
▲ 나는 옥녀봉 방향으로~~
▲ 산악회들의 알림 리본이 무수히 달려 있으니
마치 티벳트의 파르쵸같다는 나만의 생각이었다.
▲ 벌써부터 위험을 알리고 있으니....
▲ 기묘한 바위
▲ 저 아래 내가 올랐던 길 일부가 희미하게 보인다.
▲ 등산로는 완전히 돌이고, 나무뿌리다.
▲ 아찔한 구간마다 계단을 설치해 놓았으니....
▲ 그림 같은 풍경이지만
시계가 흐리니 하늘인지 바다인지 구분이 안된다
그럼에도 나름의 운치를 안겨주니 나의 기분이 맑아진다.
흐림 속의 맑음이라니.. 오늘 나에게 주어진 숙제 같다.
▲ 구실사리가 잘 자라고 있다.
▲ 나무와 바위의 합작품이 낭떠러지의 아찔함을 잊게한다.
▲ 이 바위 위도 등산로~~
▲ 어머나!! 저 위로?? 올라가면 그대로 떨어질 것만 같았으니!!
▲ 사진도 어지러운지 흔들리고 말았다.
▲ 지나온 바위 길
▲ 능선 등산로 왼편으로 보이는 풍경.
▲ 에고~~ 어쩌나~~
▲ 내 뒷분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 하늘 닿을 듯싶은 바위 웅덩이에 물이 고였고
그곳에 개구리 여러 마리가 살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온 왕자님인지도 모르는데..
옥녀 찾아 왔을까? 조심조심 지나는 마음이 절로이니.....
▲ 오늘 내내 풍경 끝에는 풍경이 없었다
오직 허공만~~
▲ 드디어 달바위에!!
400m 였지만, 족히 800m의 높이를 오른 것 같았다.
간간 뿌려진 빗방울도 달바위에 올랐다.
▲ 달바위 옆 숲에 단정한 빛의 나무가 궁금했는데
육지로 돌아와서 알았다
쇠물푸레나무 열매가 저렇게 고왔다.
꽃을 봤을 땐 꼭 이팝나무꽃을 닮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열매 따로, 꽃 따로 바라보는 내 시선이 몹시도 못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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