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최고의 음이온 길, 연기암 가는 길

물소리~~^ 2016. 3. 22. 08:48

 

 

 

 

 

    사람은 언제나 자기가 처한 환경이나 처지의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헤아려 보는 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우리나라 최고의 음이온 길로, 치유의 길이라고 화엄사에서 연기암 가는 길을 소개한 글을 보았다. 그렇게도 산길 걷는 것을 좋아하던 나였는데 아픔으로 인하여 발길을 접어두고 지낸지 어언 일 년이 되었다. 이제 차츰 체력을 세우기 위해 걸어야한다는 의식이 강하게 드는 요즈음인데 글을 보는 순간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을 접을 수 없었다.

 

화엄사에서 연기암 가는 길은 노고단에 이르는 길의 초입 일부분으로 2km 남짓이라고 했다. 지금의 성삼재에서 노고단길이 개방되기 전의 등산로였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연기암에서 부터 된비알 가파른 어려움을 피해 성삼재 길을 택하다보니 이곳은 이제 한적한 길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전적인 길이기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듯싶다.

 

어느 아버지가 아픈 아들을 위해 매일 이 길을 걷게 하여 아들을 살린 길이라고 한다. 치유의 길을 따라 내 몸과 마음이 치유될 수 있을까? 하는 설렘을 안고 토요일 오전에 가족들과 함께 출발했다. 이제 막 꽃잔치가 시작되는 시절~~ 남도의 매화, 산수유 덕분에 모든 차량들이 남쪽으로만 달리는 듯싶고, 화엄사 주차장 역시 벌써부터 가득이다. 몇 번을 돌아 겨우 주차하고 화엄사쪽으로 이동했다. 화엄사 입구에서 연기암 가는 길을 만나기 때문이다.

 

잘 다듬어진 산책로 양쪽에는 대나무가 아늑한 공간을 꾸며주듯 자라고 있고, 쉼 없이 흐르는 계곡의 청아한 물소리는 내 안의 잡념들을 모조리 씻어가 버린다. 아늑한 곳의 편안함을 즐기며 물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니 저절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이다. 마음도 발걸음도 한없이 가볍다.

 

차츰 오를수록 길은 흙길, 돌길로 바꾸어가며 내 발을 받아준다 산새들이 기웃 나를 구경하는 것 같기도 하고 거침없이 들어오는 햇살이 마냥 부드러웠다. 살아있으되 침묵으로 활기참을 보여주는 온갖 것들이 가득한 산길을 걷다보면, 내 눈앞에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사물의 본질을 이해하며 표현할 수 있으니 감수성이 절로 키워지는 곳!  정말 산은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 주는 곳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

 

계곡과 나무들, 그리고 맑은 공기들이 만들어주는 음이온을 듬뿍 마시며 걷노라니 정말 내 마음이 절로 유순해진다. 자연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이 깊은 산속의 고요함은 쓸쓸하지 않고 편안하다. 쓸쓸함과 편안함이 동의어라고 알려주는 숲길을 1시간여 걷고 나니 어느새 연기암 입구다.

 

화엄사 산내 암자 가운데 가장 높은 곳(해발 560고지)에 위치한 연기암은 화엄사의 원찰로, 인도 승려 연기 조사가 화엄사를 창건하기 전에 최초로 토굴을 짓고 가람을 세운 후,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잿더미가 되어 4백년 넘게 축대만 남아 있던 것을 1989년에 중창하였다고 한다.

 

입구에는 연기암이라는 표시석과 入此門內(입차문내) 莫存知解(막존지해)라는 문구가 새겨진 커다란 돌이 마치 대문인 듯 세워져 있었다. 저 문구는 예전에 내장산 일주문에서도 보고 읽었기에 대충 뜻을 알고 있다.

 

‘ 이 문 안에 들어오면 알음알이를 내지 말라.’ 는 뜻으로 세속에서의 지식을 모두 버리고 들어오라는 뜻으로 알고 있다. 어찌 지식만 버려야할까. 마음을 모두 비우라 하는데, 난 그저 비워야지 하는 중얼거림으로 끝내고 마는 것이다.  그래~ 오늘은 치유의 길을 걸으며 모든 걸 비워야지!!

 

 

 

▲ 화엄사와 계곡(화엄사입구)

난 오른쪽으로 걸어야 한다

화엄사는 연기암 다녀와서 둘러보기로 한다. 

 

 

▲ 화엄사입구의 거대한 비석은??

 

 

▲ 나는 빨간색 길을 따라 걸을 예정

 

 

 

 

▲ 계곡을 사이에 두고 화엄사 가 보인다.

곳곳의 차량들은 어찌하여 저 깊은 곳까지 들어갔을까?

 

 

 

 

▲ 수령 약 350년의 천연기념물 제38호 올벚나무를 친구삼아 올벚쉼터를 조성해 놓았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도 해마다 꽃을 피워냄은 초심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리라

 

 

 

 

 

 

▲ 나무가 마치 발톱에 초록색 메니큐어를 바르고 있는 듯싶다

 

 

 

 

▲ 계곡이 넘 좋아서~~

 

 

▲ 길마가지나무 꽃이다

향이 너무 좋아 길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길을 막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마구잡이로 흐르는 물길을 잡아 계곡으로 이어주고 있었다.

 

 

▲ 이 예쁨을 무엇으로 표현할까? 울 아들은 ‘봄을 녹이고 있다“ 라고 한다.

 

 

▲ 다람쥐도 일광욕을 즐기고...

 

 

 

 

 

 

 

 

▲ 어진교, 어은교 밑을 흐르는 계곡

 

 

▲ 연기암과 노고단방향의 갈림길

난 왼쪽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야한다.

 

 

 

▲ 조금 더 오르니 카페가 보이고..연기암에 도착한 듯 싶은데

난데없는 카페의 출현에 조금 의아스러움이 앞섰지만

그래도 차 한 잔으로 나그네의 마음을 녹여주는 곳일게다.

 

 

▲ 매화꽃이 환히 웃으며 우리를 반긴다.

 

 

▲ 연기암 입구에서

 

 

 

입차문내 막존지해 : 이 문을 들어서면 알음알이를 내려놓아라

 

 

▲ 높이 13m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문수보살상이 눈에 들어온다.

 

 

 

 

 

 

▲ 약수터

 

 

 

▲ 부처님 손바닥 안에 이마를 세 번 대고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기에...

 

 

 

 

 

 

▲ 멀리 섬진강 물줄기가 아스라이 보이고...

 

 

 

▲ 대웅상적광전 앞의 코끼리 조각이 매우 이채롭다

연기암의 대웅전은 일반적인 사찰의 대웅전과는 달리

대웅상적광전大雄常寂光殿이라고 부른다.

화엄 성지이기에 주불로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셔놓았기 때문이란다.

 

 

▲ 부처님께 인사는 드려야지....

 

 

 

 

 

▲ 울 아들이 하는 말, 저 문수보살님도 손에 지금 스마트폰을 들고 계신다고..

 

 

 

 

▲ 지붕의 가지런함과 탑의 고요함, 산세의 부드러움~~

절로절로 고요해지는 내 마음

 

 

 

▲ 문수전 앞의 향나무를 묘하게도 꺾어 놓고 자라게 하였다.

 

 

▲ 관음전

이 건물이 있어 연기암의 오랜 역사를 일러주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오롯한 오솔길을 돌아 만날 수 있었다.

 

 

▲ 관음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앞 문의 문양이 3칸 모두 정교함으로 새겨져 있었다.

 

 

▲ 관음전에서 바라본 풍경

살짝 밋밋한 풍경을 몇 그루의 소나무가

조심스런 산세의 완만함을 받아내며, 어우러지며 빚어낸 이 풍경이야말로

연기암의 최고가 아닐까.

 

관음전을 벗어나면서 뱀을 만나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왠지 그조차 좋음으로 여기고 싶었다.

 

 

▲ 돌아 나오는 길

붉은 동백꽃 한 송이가 흰 돌 위에 덩그마니 앉아 있다.

나를 배웅하는 마음인가.

 

▼  희고 붉은 매화나무의 단아함도 마음에 남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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