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가 예상한 시간보다 추억의 거리에 빠르게 도착하여
한 바퀴 돌고나니 여유롭다.
이곳에서 가까운 벌교에 갈까? 보성 녹차 밭을 갈까? 저울질 끝에
바로 녹차 밭으로 가기로 했다.
아, 그 때 그 길 그대로일까? 아련함이 밀려온다.
보성에 들어서서 녹차꼬막비빔밤으로 점심을 먹고 녹차 밭으로 향했다.
잔잔한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는
자욱한 안개를 벗 삼아 노닐고 있다.
덕분에 분위기만큼은 최고였다.
늘씬한 삼나무 아래를 거닐다보니
그 옛날 이곳에서 물봉선을 만났는데…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 때는 가을이었지…
주변 조형물들은 그새 많이 변해 있었지만
녹차밭 사잇길은 그대로였다.
아담하고 정겨운 길을 따라 걸으며
한순간 한줌 안개 사이로 보여주는 단정함에 그만 마음이 젖어온다.
밭 사이의 굴곡진 이랑이 더욱 선명하다.
어쩌면 우리 인생의 굴곡진 삶의 길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안개 있어 더욱 선명하고 또한 아름답게 보이니
이제는 나의 굴곡진 삶의 길을 탓하지 않으리라.
비 오는 날의 특별함으로 선사밭은 풍경~~
아련한 녹차밭을 한없이 정겨운 마음눈으로 바라보고
또 마음에 담아왔지만 전혀 무겁지 않은 가벼움으로
그만 하늘을 나를 듯싶다.
▲ 녹차밭 입구의 늘씬한 삼나무 길
▲ 만년청 이라는데...
▲ '꼬인 삼나무' 를 고이 모셔두고...
▲ 안개가 내 우스운 모습을 가려주었다. ^^
▲ 삼나무와 녹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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