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해질 무렵

물소리~~^ 2016. 2. 29. 11:07

 

 

 

 

 

 

 

 

한 해 12달 중 벌써 두 달이 사라졌다.

사라진 두 달이 내 생의 거름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는데

자꾸만 탓을 하며 허송세월을 한 것 같아 미안하기 그지없다.

 

또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억지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짧은 내용의 소설이어서인지 하루 만에 읽기를 마쳤다.

 

해질 무렵은 지독한 달동네에서 자라던 박민우가 건축가로 성공하는 생활을 하면서 문득 그 시절의 친구를 만나면서 잊고 살았던 지난날들에 대한 그리움을 희미한 옛 사랑에 기대어 풀어내는 소설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70, 80년대이다.

 

우연히 알게 된 옛 애인 차순아의 편지를 받고 옛날을 회상하며 오직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놓쳤던 것들에 대한 회한!! 사람의 기억이란 같은 상황을 경험해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무심히 잊거나 당시의 감정 상태에 따라 왜곡된 줄거리로 남아 제각각 다른 얘기를 할 때가 있다 (p129) 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 역시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 작품 속에 펼쳐지는 환경에 많은 동감을 하면서 읽었다. 그 시대에 맞게 어려움을 겪으며 살았고 그 당시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삶을 이어 나갔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참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하면서 회고하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다고 믿기에 말미에 작가가 말한 “개인의 회한과 사회의 회한은 흔적을 남기지만, 겪을 때에는 그것이 한 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라는 말에 크게 동감하며 읽었다.

 

“우리가 뭘 잘못한 걸까요. 왜 우리 애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박민우의 옛 애인 차순아가 자신의 아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뒤 한 말이다. 어쩌면 지금의 사회현상을 기성세대의 탓으로 돌리면서 아들을 조금 합리화 시키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지 싶었다. 내가 그 시대를 살아왔다면 분명 우리 아이들은 다음 세대인 현재를 살고 있는 것이니 이 아이들이 더 이상 초조해 하지 않고 포기하지도 않고, 어려운 시절에 무언가 한 가지에 희망을 걸고 살아왔던 그 마음만은 배웠으면 싶다.

 

박민우와 차순아의 마음들이 저물어가는 60대가 지닌 회환의 목소리라면 젊은 세대인 정우희의 목소리는 그냥 아팠다. 짧은 소설이지만 결코 짧게 읽을 수 없는, 읽고 나니 그냥 마음이 쓸쓸해짐은 인생의 해질 무렵에 서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몰라 망설이는 마음이 또 다시 지금 현재의 삶으로 각인되고 있기 때문 아닐까. 남은 생, 많이 사랑하고 진솔함으로 마음 다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마지막 길에 서서 갈 길 몰라 방황하는 마음이 아니길 가만히 기도하면서 책을 덮었다.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 아버지 TV에 출연 하시다.  (0) 2016.05.14
안중근 의사 서거 106주년  (0) 2016.03.26
작가의 창  (0) 2016.01.21
꽃잎이 떨어져도  (0) 2015.06.15
노란집  (0) 2015.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