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양지 바른 길섶에
대나무 한그루가 바위를 마주보며
묵언 수행 중~
긴장한 듯싶은 초심의 신념과 정성에
햇살도 슬그머니 따라 수행하며
그 모습을 바위에 새기다.
산책길의 대나무!
바람에 쏠리며 사르락사르락 소리를 낸다.
대나무는 가로등 불빛을 타고
땅위로 내려와 바람을 쓸고 있다고 믿는다.
형체 없는 바람은 어찌 쉽게 쓸릴까
쓸고 쓸리는 마음들엔 말없이 순리를 따르는 경륜이 묻어 있다.
초심을 잊어서는 안 되지만
경륜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초심과 오래된 경륜의 조화로움이 강조됨은
살아가는 지혜를 일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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