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마음따라 발길따라

붉노랑상사화길을 걸으며

물소리~~^ 2015. 9. 5. 23:27

 

 

 

붉노랑상사화

 

 

언니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예쁜 붉노랑상사화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부안 변산마실길 2코스에 자생하고 있는 꽃이다.

사진을 보내놓고서 언니는

내가 지금 상태의 몸으로 갈까봐 걱정이 태산이다.

아마도 이번 주말이면 꽃이 다 질 거라고 미리 알려주며 내 마음을 거두게 한다.  

 검색을 해보니

그 구간의 거리는 6km로 걷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쯤이면 나는 충분히 걸을 수 있다.

매일 저녁 호수 따라 한 시간씩 걷는 양과 같기 때문이다.

다만 산을 끼고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기에 다소 힘이 들 수 있겠지만 

이 마실길 코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부안 위도에서만 자생하는 꽃인

위도상사화와 붉노랑상사화 등의 군락지가 형성돼 있어

탐방객들과 사진작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있는 코스이지만 나로서는 미답지다.

오늘(토요일) 오후, 일을 마치고 나서려니 남편이 동행한다.

세계에서 제일 길다는 새만금방조제를 따라 신나게 달려 변산에 도착!

마실길 2코스는 변산 송포항에서 고사포해수욕장까지 걷는 길이며

남편은 나를 송포항에 내려주고 고사포해수욕장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 꽃의 절정시기를 놓쳤다.

꽃은 820일 경에 피어 말일까지 절정을 이룬다는데

나는 5일이나 늦게 찾아왔으니 많은 꽃들은 이미 지고 초라한 모습이었다.

서운한 마음을 애써 달래며 길을 걸었다.

바다와 바람과 짙푸름으로 우거진 칡!

그리고 잔잔한 또 다른 꽃들이 있음에 마음은 금세 환해진다.

키에르 케고르는 나는 걷는 동안 가장 좋은 생각들을 떠올렸다고 했고

니체는 걷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은 믿지 말라고 했다.

동의보감을 지은 허준은 약보보다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고 언급했다.

하니 꼭 꽃이 아니어도 이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음에 행복했다. 

이런 내 마음을 상사화는 알아차렸을까?

깊이 걸어들어 갈수록 싱싱한 꽃들이 있었으니!! 

붉노랑상사화라 이름 지어진 것은

직사광선이 강한 데서는 붉은 빛을 띠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른 봄 새싹을 내밀어 무성하게 자라다가 초여름이면 잎이 말라버린다.

그러다가 한여름이 되면 꽃대를 내밀어 꽃을 피우는데,

이렇게 한 뿌리에서 나오는 잎과 꽃이지만

나고 피었다 지면서  서로를 그리워만 하기에 상사화(相思花)라 부른다. 

사화를 만나면서 내 마음안의 상사를 꽃피우며 걸은 길,

상사화길 이었다. 쨍한 날이 오면 내 마음도 붉은 열정으로 채워지리라.

 

 

 

▲ 새만금방조제를 달려서..

 

 

 

▲ 마실길 초입

 

 

▲ 기운은 산과 같고 마음은 바다와 같다!

아, 정말 이 길을 걸으면 산과 바다 모두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니~~~

 

 

 

▲ 길손들에게 어서 오십시요!! 하며 정중한 인사를 한다.

 

 

 

▲ 한 가족인 듯싶은데

아이는 자꾸만 소리를 지르며 갈매기들을 날려 보내고 있었다.

 

 

 

 

 

 

 

 

 

수까치깨도 만나고.

 

 

 

 

▲ 칡꽃이 칡에 치였다.

 

 

 

▲ 환삼덩굴

 

 

 

▲ 꿈동산~~

 

 

 

 

 

 

 

 

 

 

 

 

 

 

 

 

 

 

 

▲ 상사화는 바다를 향한 그리움도 품고 있었다.

 

 

 

 

 

 

 

▲ 에구, 상사화는 단체로 모여 칡에게 항의하고 있다

시야를 틔워 달라고.. 바다를 보게 해 달라고....

 

 

 

▲ 폰사진이 더욱 선명하다

 

 

 

 

▲ 아담하고 정겨운 길

 

 

 

▲ 터널을 이룬 칡

 

 

 

▲ 붉노랑상사화 꽃 위에 검은사향제비나비가 앉았다.

 

 

 

 

 

 

 

 

 

 

 

 

 

 

▲ 출렁다리

 

 

▲ 으아리

 

 

 

 

▲ 쑥부쟁이

구름이 떠도는 가을 언덕이 아닌, 파도소리 들리는 해변가에서

상사화에 못지않은 그리움을 나누고 있다

 

 

 

 

 

▲ 가을을 손짓하는 코스모스와 억새의 배냇짓

 

 

 

 

 

 

 

▲ 쑥부쟁이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 오리방풀

 

 

 

▲ 며느리의 그리움~~

 

 

 

▲ 엉겅퀴

 

 

 

▲ 마실길 2코스 산길을 벗어나며 만난 마지막 바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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