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병동에서 일주일이 지났다.
42병동은 소화기내과다.
4월 21일
아침 일찍 환자복을 새 것으로 갈아 입었다
사람이 움직일 때 따라다니는 짐들이 버겁다
그냥 막연히 큰 가방 하나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남편에게 큰 쇼빙백 하나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
오후 4시 넘어 샤워실에서 머리를 감고 속옷을 갈아입었다
5시 30분경
담당교수와 주치의의 회진이 있었는데
검사결과를 궁금해하는 내 마음과는 달리
의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조심스런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면서 오늘 병동을 옮길 것이라 한다
암병동이란다. 46병동!
원래 진료과가 혈액종양내과였기에 처음부터 암병동에 있어야함이 당연했지만
병실 부족으로 이곳에 있었다. 새삼스럽게
느낌이 이상하다. 무언가를 의사는 알고있는 것이다
그러려고 그랬나?
짐을 옮기기 위한 큰 가방을 챙겼고
머리를 감고 환자복도 속옷도 갈아 입으며
내 몸을 청결케한 나의 선견지명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
부디 좋은 느낌이기를 기원한다
병원에서 폰으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