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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제주 올레길 17코스를 따라 (1)

물소리~~^ 2015. 3. 23. 17:29

 

 

1) 광령1리 사무소 ~ 무수천을 따라 걷기

 

 

 

 

우리가 머물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다. 게스트하우스는 주로 외국인 여행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국내 여행객들까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추세다. 저렴한 숙박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침실은 2인~6인까지 사용할 수 있게 운영되고 있었는데 우리는 6인용 침실을 예약했다.

 

l인 1박 19,000원이었다. 이층 침대가 벽 3면을 따라 놓여있으며 출입문이 있고 창문 쪽에는 소형 냉장고, 벽걸이 에어컨이 전부인 침실이다. TV도 없었지만 각 침대에는 콘센트와 소형 스탠드가 달려 있으니 폰 충전 등은 할 수 있었다. 세면장 샤워실 등은 각 침실에 하나씩 있었고, 아래층에는 공용으로 두 개의 세면실 및 샤워실이 있었다.

 

 

 

아침식사는 하우스에서 준비해 놓은 식빵과 계란, 커피 및 음료 등으로 직접 준비해 먹고 설거지를 해 놓는 방식이다. 번거로울 것 같았는데 오히려 간편하고 깔끔했다. 우리는 7시쯤에 내려가 준비해서 식탁에 앉아 맛있게 먹으며 담소를 즐겼다. 오랜만의 일탈의 기분이어서인지 한결 편안하고 토스트도 맛있었다.

 

 

 

식사 후 준비를 하고 우리는 17코스 시작점인 광령1리 사무소를 찾아가야했다. 미리 알아본 계획은 버스를 타면 30분 정도 소용되는 거리에 있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지만 4명이 움직이는 경우니 택시가 낫겠다 싶어 택시를 타기로 했다. 하우스에 문의하니 택시를 바로 불러준다. 잠시 후, 택시가 도착했다. 나이 지긋하신 기사분이셨다. 우리가 목적지를 말하니 어쩜! 광령1리 사무소를 잘 모르시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 유명한 올레길의 한 코스임에 당연히 기사분들은 척척 알고 계실 것이라 믿었는데… 의외였다. 택시 내비를 검색해도 광령1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내 스마트폰의 T맵을 실행하니 곧바로 찾아낸다.

 

올레길은 무조건적 풍광이 좋은 길을 걷는 일은 아니었다. 삶속의 길이었다. 현지인들은 먹고 살기 위해 당연히 지나는 길일뿐인데, 외지인들은 그 길을 걸으려 찾아오곤 하니 때로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머문다. 하니 우리를 태운 기사분께서도 수많은 올레길 코스의 시작점인 한 곳을 일일이 외우고 계실 수는 없을 것이다. 잠시 어색함이 흘렀지만 제주도 풍경과 특성의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니 금세 분위기가 훈훈해진다.

 

 

▲ 17코스 시작점 표지

 

광령1리 사무소 앞에 내렸지만 올레길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판을 찾을 수 없었다. 한참을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다 겨우 발견했다. 반가웠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을 실제 만나는 기쁨과 야릇함은 겪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제주 마스코트인 말 형상의 모형 안에는 스탬프를 찍도록 했지만 우리는 그냥 사진만 찍고 무수천을 찾아 나섰다. 오전 8시 40분부터 걷기 시작했다. 올레길 진행 방향에는 파랑과 붉은색의 깃발이 전신주나 나뭇가지에 매달려 나부끼고 있으니 찾아 나서기 쉬웠으나, 그래도 우리는 가끔 길 찾아 헤매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으니 간혹 차타고 지나는 사람들이 큰 소리로 ‘곧장 가세요’ 하며 알려주기도 한다.

 

 

 

 

무수천까지는 큰 도로를 따라 걸었다. 육지에선 보기 드문 먼나무, 멀구슬나무, 협죽도(유도화) 등이 가로수로도, 또는 아무렇게나 곳곳에 무성히 자라고 있음을 보니 과연 이곳은 다른 곳이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보기 어려운 나무들을 오늘은 원 없이 만나고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그야말로 제주도 말로 놀멍쉬멍 우리는 온갖 해찰을 다하며 걸었다. 이제 막 봄 기운이 퍼지는 공기는 참으로 상쾌하다.

 

▲ 무수천

 

 

▲ 올레길 방향을 알려주는 리본과 직진 방향 표지

 

 

▲ 무수천 숲길

 

 

 

▲ 사스레피나무

 

 

▲ 광대나물이 지천인 들판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다.

 

드디어 무수천 숲길에 들어섰다. 무수천이라함은 근심이 없어진다는 뜻이라는데 마치 물이 없는 川임을 연상시키는 듯 물이 별로 없었다. 이젠 이 무수천을 따라 난 길을 따라 한참을 걸을 것이다. 숲길에 들어서는데 향기롭지 못한 향이 자꾸만 코끝을 스친다. 이곳 어디에 축사라도 있나? 할 지경이었지만 오호라!! 그 냄새의 주인공은 사스레피나무였다. 꽃을 다글다글 피우고 있는 사스레피 나무의 꽃이 그런 향을 내 보내고 있었다. 우리를 환영하는 인사치곤 고약했다. 하지만 꽃이라 여기니 특유의 향처럼 느껴진다. 무어든 마음먹기 나름인 것을… 그리고 어디 한 두 그루야 탓을 하지!!  줄지어 피어 있음에 이제 내 코가 모른 척 해 버린다.

 

 

▲ 무수천을 이루고 있는 바위들

 

 

 

 

 

 

 

 

 

 

 

 

 

 

▲ 개구리발톱

 

▲ 자주괴불주머니

 

 

 

▲ 주위의 솔방울을 주워 매달아 놓은 센스

 

중간중간 소나무재선충 벌목작업으로인한 공사구간이 있었지만 왼쪽으로는 무수천을 형성하고 있는 신비한 돌들의 모습과,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시골 풍경은 더 할 나위 없이 정겨웠다. 양지바른 곳에는 들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곳곳에서 만나는 귤 밭을 바라보노라면 욕심도 생겼지만 이 길을 걷고 있음은 욕심을 버려야하는 길인 것이다. 대신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풍경을 한 아름 안겨주는 길이다.

 

 

 

 

 

 

 

 

 

 

 

 

 

▲ 방가지똥

 

▲ 보리밭 풍경

 

 

▲ 유채꽃

 

 

 

▲ 멀구슬나무

 

 

 

 

 

 

 

 

 

▲ 장다리꽃(무꽃)

 

 

 

 

▲ 명자꽃

 

▲ 장딸기

 

 

▲ 제비꽃

 

▲ 내 그림자에 걸린 동백꽃 한 송이

 

 

 

▲ 후박나무

 

 

 

 

▲ 방사탑

 

 

▲ 등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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