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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열정의 시대, 피카소부터 천경자까지 / 전시

물소리~~^ 2015. 2. 21. 14:43

 

 

 

 

▲ 전북도립미술관 전경

모악산에 안긴모습은 언제나 정겨움을 불러준다.

 

 

▲ 전시장 입구

 

 

▲ 입장권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14년 10월 24일부터 15년 2월 22일까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진즉 뉴스를 통해 들었지만 무관심으로 흘러 버리고 말았나보다. 어제(20일) 부산에 사셨던 친정고모부님의 장지가 고향인 나주였음에, 명절 전후의 교통 대란으로 부산까지는 못가고 장지인 나주까지만 다녀왔다.

 

나주까지 가면서 상경차량들의 고속도로 위에서의 엄청난 밀림현상을 보았기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돌고 돌아 국도를 따라 와야만 했다. 그 길 도중에 만나는 모악산을 지나치며 무심코 도립미술관에 들렸는데, 아! 글쎄 전시회 마감을 이틀 앞둔 날이었던 것이다. 용케 찾은 것 같은 마음으로 입장권을 구매하고 들어섰다.

 

전시회는 ‘열정의 시대 : 피카소부터 천경자까지’ 라는 타이틀로

전시된 유럽의 화가와 동시대의 우리 화가들의 그림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전시회였다.

전시된 작품 수는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미술관 소장품 34점,

독일 브뢰한미술관과 무터푸라주갤러리 소장품 51점,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 등의 소장품 18점 등 총 104점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비록 앎은 없지만 미술관을 찾아 유명한 사람들의 그림을 보고 읽어볼 수 있음은 크나큰 휴식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설날 전후하여 몰려 온 많은 일들에 힘들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억지로라도  내려 놓고 싶었다.

 

꼭 미술 작품이 아니어도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느껴지는 정취는 무언가 모를 편안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림을 이해하지 못해도, 단 하나의 그림에라도 마음이 움직였다면, 이곳을 찾은 보람과 전시회에 다녀왔다는 자랑거리를 가질 수 있으니 눈 뜨고 아웅 하는 그림관람일지라도 성공이라 말하련다.

 

 

 

▲ 에두아르도 레온 가리도 / ‘귀부인’

 

입장권에 선택된 그림이면서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포토존 공간에도 장식된 그림이다.

머리보다 큰 모자는 얼굴을 작아보이게 한다. 계단을 내려가며

잘록한 허리로 더욱 풍성해 보이는 긴 치맛자락을 움켜쥔 듯싶은 한손의 우산과

다른 한 손에 든 화려한 꽃이 역설적으로 초라해 보이지만

귀부인의 보일 듯 말 듯 한 웃음이 있어 꽃들이 오히려 미안해 하는 듯싶음을 느꼈다.

그 시대의 유행과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이란다.

 

 

 

▲ 파블로 피카소 / ‘모자 쓴 여인’ (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하나의 얼굴인 듯싶기도 한데 멀리 바라보면 두 얼굴이 서로 마주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모호함 많기로 유명한 피카소의 그림에 대한 평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그 수많은 작품 중 하나를 보았다는 의미에 평점을 찍고 싶다

전시회 제목과 다르게 피카소의 그림은 단 2점 만 전시되어 있다.

 

 

 

▲ 조르주 브라크 / ‘꽃과 팔레트’

 

퍽 깊은 관심으로 감상한 작품이다. 그나마 제목을 먼저 읽었기에

쉽게 눈으로 읽을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였다.

나의 무지한 눈에도 확 끌리는 작품이었는데

이번 전시회 작품들 중 가장 고가의 작품이라 한다.

작품의 내용보다는

이 그림을 그렸던 시대의 화풍에 역점을 둔 설명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화병에 꽂힌 해바라기인 듯싶은 꽃이 크게 마음에 들었다.

 

 

 

 

▲ 박수근 /  ‘농악’  (박수근 미술관)

 

네 명의 농부가 악기를 들고 나란히 서 있는 가운데 모습이 표현돼 있다.

마치 가을걷이 후 행하는 전통놀이쯤 될까?

이상하게 박수근의 그림을 보노라면 애잔함이 내 마음을 휘 감는다.

위쪽으로 치우친 인물들의 위치는 무슨 의미일까?

 

 

 

▲ 박수근 / ‘빈 수레’  (박수근 미술관)

 

한 개인이 소장했던 작품을 미술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그가 즐겨했던 마티에르 기법과는 사뭇 다르다.

 

   박수근은 가난해서 초등교육만 받았다고 한다. 그가 세상에 알려진 계기도 박완서의 첫 작품 나목의 소재가 되면서부터다. 박수근의 이야기를, 아닌 삶을 나목에 비유한 이야기였다. 선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만을 그렸던 조용함이 오히려 예술적 강인함으로 작용한 듯, 요즈음 그의 작품들은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살아생전에는 그토록 가난하게 살았는데…

이제 와서 억대를 호가하는 그림가라니,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 이중섭 / ‘가족’

은지화 : 담배 은박지에 그린 그림

 

월남하기 전,

이중섭은 당대에 쉽지 않았을 일본유학을 했을 정도의 부농의 집안에서 자랐다고 한다.

유학생활 중 알게 된 일본인 이남덕을 만나 함흥에서 결혼했으나

이후 6.25 전쟁 중에 두 아이와 처를 일본에 보낸다.

하지만 가족을 다시는 불러올 수 없는 가난한 생활을 한다.

피우고 버린 담배 속지에 그린 ‘은지화’는 그의 가난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전시 작품은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 ‘가족’ 이다.

조그마한 공간에 아빠에게 엉겨 있는 두 아들과

편히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은 작가가 늘 그리던 가족의 장면이라고 설명한다.

 

 

▲ 디에고 리베라  /  ‘오렌지’

 

이 작품 앞에서 난 한참을 서 있었다.

안경까지 쓰고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오렌지라는 이미지를 찾을 수 없었던 까닭이다.

한 순간 그 답답함이 울렁증으로 밀려오며 어지럽기까지 하였다.

참 내. 모르면 그만이지 웬 어지럼증까지??

탁자에 펼친 보자기 위에 놓인 오렌지, 병, 상자 등이 하나의 정물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니

마치 숨은 그림 찾기 시험에 든 것 같다.  작가는 멕시코 벽화운동의 거장이며

그의 입체파 화풍을 읽기에 손색없는 작품이라한 설명을 다시 새겨본다.

 

 

▲ 클로드 모네 / ‘워털루 다리’

 

모네하면 수련을 먼저 떠 올려서일까?

다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안개 끼어 흐릿한 런던의 풍경이라니 그런 것 같다.

안개 낀 풍경의 빛깔이 의외로 선명하다.

빛의 화가라 불리는 작가의 명성을 알 것만 같다.

 

 

 

▲ 지오반니 도메니코 페레티 다 이몰라 / ‘모세와 구리뱀’

 

약 250년 전에 그려진 작품이란다.

성경이야기라니 좀 더 공부를 해야만 이해할 것 같다.

 

 

 

 

▲ 진환 / 복숭아와 아이들(1940년대 작,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 속에 내가 들어 있는 것만 같다.

참 그리운 풍경이다.

 

 

 

 

▲ 막스 리버만 / 자화상

작가는 60 여 년 동안 자화상을 꾸준히 그렸다고 한다.

 

▲ 막스 리버만 / ‘북동향 정원’

 

화가들은 그저 자기 집 뒤뜰 풍경만을 그렸는데도

유명한 작품이 되어 후세까지 널리 알려지고 있으니

과연 그들은 특별함을 누리고 살아온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전시장을 돌면서

이 작가의 작품이 가장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틀리지 않았다.

이 작가의 작품이 총 26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 페르낭 레제 작 / 곡예사와 음악가들

100호 상당 유화작품

 

기계적인 아름다움에 주목한 화가라는 이미지에 걸맞다.

그림을 보는 순간 만화 같다고 여겼다.

 

 

타이틀에 각인된 천경자님의 작품은 4점? 인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작품성향이 아님에 많이 낯설었다.

문외한이기에 그 가치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운 점이었다.

 

 

 

 

이상 그림 출처 / 스캔 및 지역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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