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경칩을 맞이하여

물소리~~^ 2015. 3. 6. 09:36

 

 

 

 

 

 

경칩을 맞이하여

 

                                                                - 지역신문 3월 6일 자 내용 스크랩  -

 

 

경칩은 양력 3월 6일경으로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다. 오늘이 경칩이므로 올 해는 적정(適正)하게 들어있는 셈이다.

 

이 무렵은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로서 겨우내 땅 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잠에서 깨어난 개구리가 바깥으로 나오고, 땅 속에 웅크리고 있던 벌레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절기다.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동물들 뿐 만 아니다. 겨울 보리·밀·시금치·우엉등과 같은 식물들도 모두 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때이다. 이와 같이 식물들도 겨울잠을 깨는데, 이를 ‘식물기간’이라 한다. 월동에 들어갔던 농작물들도 생육을 개시한다. 이렇듯 겨울 내내 잠을 자던 동·식물들이 모두 잠에서 깨어나면, 비로소 봄의 소리! 봄의 몸짓으로 알린다.

 

농가월령가 2월령에는 경칩 춘분에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이월은 한창 봄이라 경칩 춘분 절기로다. /초엿샛날 좀생이는 풍년 흉년을 안다 하며, /스무날 맑고 흐림으로 풍년 흉년, 짐작하니, /반갑다 봄바람이 변함없이 문을 여니, / 말랐던 풀뿌리는 싹이 움트기 시작한다, /개구리 우는 곳에 논물이 흐르도다, / 산비둘기 소리 나니 버드나무 빛이 새로워라.” (중략)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농가에서는 겨우내 쌓아두었던 거름(인분과 두엄)을 논밭에 뿌려 땅의 기운을 회복시킨 뒤, 경칩 절내(節內)에 봄보리·콩·들깨·수수·삼 등의 씨를 뿌렸다. 이것은 모두 풍성한 가을을 맞기 위한 준비였다.

 

조선시대에는 해마다 농신(農神)인 신농씨(神農氏)와 후직씨(후(后稷氏)에게 소를 바쳐 제사를 올렸다. 이 제단을 선농단(先農壇)이라 하였으며, 해마다 풍년을 빌기 위하여 경칩 후 첫 해일(亥日)에 임금이 친히 제사를 지냈던 풍속이 있었다.

 

해마다 경칩 무렵은 날씨가 따뜻해져 초목(草木)의 싹이 돋고 동면(冬眠)하던 동물들이 깨어 꿈틀대기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명칭이 정해졌다. 이때 풍속에는 개구리 정충(精蟲)이 몸을 보호한다고 해서 개구리 알을 잡아먹었으며, 지역에 따라서는 도룡뇽 알을 먹기고 했다.

 

고전 예기 월령(고전(古典 禮記 月令)에는 경칩에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고,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고 되어 있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을 이름이니 주변의 움직이는 생명들을 꼼꼼히 보살필 일이다.

 

경칩 무렵에 오는 음력 행사로 재미있는 것은 좀생이별 보기다. 음력 2월 6일 저녁 초승달과 함께 뜨는데 맑은 날 육안으로 보면 6~7개의 별로 보인다. 초승달과 좀생이별의 간격을 보면서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쳤는데, 달과 가까이 있으면 흉년, 멀리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 또한 좀생이의 빛깔이 붉으면 가뭄이 들고, 반대로 투명하면 비가 적당히 내려 풍년이 든다고 했다.

 

옛날에는 경칩 무렵에 행해졌던 풍습으로는 여려가지가 있다.

경칩 당일에는 벽을 새로 바르거나 담을 쌓는 집들이 많았다. 경칩에 흙일(土役)을 하면 한 해 동안 뜻밖의 사고나 재앙을 막을 수 있다고 여겼다. 또한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흙벽을 바르기도 했다. 일부 지방에서는 이 날, 단풍나무·고로쇠나무·어름넝쿨을 베어 나무의 수액을 마시기도 했다. 이것을 먹으면 위가 튼튼해지고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한국세시풍속 ‘한서(漢書)’에는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뒤에 한 무제(漢武帝)의 이름인 계(啓)자를 피휘(避諱)하여 놀랠 경자를 써서 경칩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천둥소리와 무관하게 따뜻해진 날로 벌레들이 깨어나고 덩달아 함께 농부도, 머슴도 깨어나 바쁜 한 해 살림살이에 들어가는 때다.

 

요즘은 해마다 2월14일은 밸런타인데이, 3월14일은 화이트데이라 하여 젊은이들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고 법석을 떤다.

 

우리나라에서는 바로 경칩이 ‘연인의 날’이었다. 서양 사람들이 초콜릿으로 달콤한 사랑을 표현했다면 우리 조상들은 천년을 산다는 은행나무의 열매를 서로 입에 넣어 주며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다. 서양의 사고가 물질적인데 반하여 동양적 표현방식은 다분히 상징적이고 정신적이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구별이 있어 서로 마주 보고 있어야 열매를 맺는다. 그저 마주 보고만 있어도 사랑이 오가고 결실을 맺으니 은행나무는 순결한 사랑의 상징이 된 것이다.

 

예부터 경칩 때에는 각기 지방마다 흥미롭고 다채로운 풍속들이 많이 행해졌다. 본격적인 농사일의 시작으로 매우 바쁜 절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다양한 풍속들이 행해진 것이리라.

 

 

 

 

 

 

'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잎이 떨어져도  (0) 2015.06.15
노란집  (0) 2015.04.03
열정의 시대, 피카소부터 천경자까지 / 전시  (0) 2015.02.21
달팽이 식당  (0) 2015.02.10
재즈  (0) 20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