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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선물(膳物)의 의미

물소리~~^ 2015. 2. 16. 13:16

 

 

 

 

 

 

 

 

   울 둘째아들은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이번 주가 아닌 일주일 전에 집에 다녀갔다. 명절 전 이틀의 휴가신청한 날을 포함, 일주일 동안의 스페인 여행을 위해서 14일 출발예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오후 1시 비행기라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오전 10시쯤 행여 출발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하니 세상에!! 벌써 공항에 도착했단다. 긴 연휴동안의 복잡함을 고려해 조금 일찍 공항리무진을 탔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단다. 친구들과 약속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엄마, 뭐 필요한 것 없어? 내가 선물 사다줄게” 한다. 그런 것 조금치도 신경 쓰지 말고 여행이라는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오라고 하니 웃는다. 아들이 생각하는 선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저 챙겨주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고맙기만 하다.

 

설 명절을 앞둔 요즈음 주고받는 선물들로 온 나라가 들썩인다. 설날이라는 정겨운 날을 마치 선물로 대신하는 듯싶다. 선물이란 어쩌면 너와 나의 관계를 확인시켜주는 매개체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고, 받는다. 라는 명제가 꽤나 어색할 때가 많다. 그냥 생각나서, 꼭 한 번 주고 싶어서 보낸 선물에 답례가 오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딱 가라앉고 마는 것이다. 내가 보낸 선물에 무슨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하는 것 같아서이다.

 

물론 생각지도 않은 선물에 기뻐하지 않음은 아니지만 나 역시도 선물을 받고나면 보답을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에 가장 좋은 선물이란 부담 없는 선물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보내면서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담감 없는 선물이 서로 간에 기쁜 일이지 싶다.

 

지난 12월부터 이상스레 몸 상태가 안 좋으니 활력도 없어졌다. 이런 나를 본 친구는 나더러 생전 건강하게 지낼 것 같았는데 웬일이냐며 걱정을 해 주었다. 며칠 후, 나에게 전해줄 것 있다며 찾아오더니 직접 끓인 호박죽과 동치미, 그리고 맛깔스런 파김치를 건네준다. 입맛 없던 차에 어찌나 맛있게 먹었던지 참 행복한 마음이었다.

 

설날이 다가오니 작은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어 선물을 보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시원스런 목소리로 "나는 그냥 받아 먹을 게“ 하는데 내 얼마나 속이 후련하였는지 모른다. 그이가 죽을 가져왔을 때 나는 아무 부담 없이 받았고, 그에 바로 답하지 않고 명절을 맞이해 보낸 내 마음을 알아준 친구의 배려가 참 고맙다.

 

present(현재)가 바로 present(선물)이라는 말을 곧잘 인용한다.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매 순간이 나에게 선물이라면 나는 그에 무엇으로 보답할 것인가. 따로 무엇을 건네주는 것이 아닌 지금 현재 나에게 주어진 선물을 잘 사용하고 갈무리하는 것이 보답이지 않을까. 보내준 사람에게 후련함을 안겨주는 답례는 그 의미를 잘 알고 취하는 행동일 것이다.

 

아들이 건네 주려하는 선물에 여행의 의미가 담겨있다면 좋겠다. 돌아오는 설날을 맞이하여 주고받는 선물에 서로 간의 따뜻한 마음이 깃들어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