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밝은 기운이 서려있는 퇴근 길
신호대기를 하며 바라본 하늘에는
밀려드는 밤하늘에서 벗어나려는 각각의 사물들이 용을 쓰고 있다.
이제 막 지는 해는
건물 뒤에 숨어 하루의 남은 빛을 여한 없이 발휘하고
나들이 나갔다 돌아오는 구름의 무리들은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며 돌아가고 있었다.
나 역시 집으로 향하는 길,
하루 일과를 마쳤다는 편안한 마음 안으로
하늘의 귀가길이 동행해 주는 듯싶다.
태양, 구름, 지상의 불빛, 그리고 나,
제각각의 몸빛들이지만
고즈넉함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일처럼 편안함이 있을까.
며칠 후면 설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나서는 길이기도하다
객지에서의 힘듦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고향 길의 아늑한 편안함은
지금 하늘의 저 빛들이 내려주는 빛의 마음일까.
시나브로 밝아오는 거리에
봄이 바싹바싹 앉은걸음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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