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와일드

물소리~~^ 2014. 12. 12. 22:26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읽기는 좀처럼 진도를 낼 수 없다. 한 종교적 화두를 풀이해 주는 내용을 서양의 철학과 요즈음의 이야기를 끌어와 이해를 도와주는 형식의 글이지만, 몇 번을 거듭 읽으며 책장을 넘기느라 아직 반도 읽지 못하면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차제에 한 서점에서 택배가 왔다. 지인이 보내준 책이었다. 영화로도 알려진 책이었지만 아직 접하지 못했는데… 나의 책읽기는 지금의 책을 배신하고 돌아서고 말았으니…

 

"Wild" 이 책의 여 주인공 셰릴 스트레이트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다. 어릴 적부터 온 가족은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으며 살아간다. 결국은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와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엄마는 45살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사망한다. 삶의 중심인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며 남편과 이혼한 후 마약과 섹스의 방탕한 생활로 인생의 막장까지 떨어져버린 26세의 젊은 여성은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모든 것을 되찾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우연히 접한 안내서를 보고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the Pacific Crest Trail)을 홀로 걷는 대장정에 나선다.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4,285km에 달하는 산맥과 사막, 황무지 등을 걸으면서 겪는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글이다. 정말 상상 할 수 없는 거리이고 험한 길이다. 하지만 그녀는 해 냈다.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 새로움을 찾아나서는 그 마음과 그 결단은 대단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주 미미한 것일지라도 희망의 불씨는 언제나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나는 얼마나 안도하며 책을 읽었는지 모른다. 다만 그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는 것이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것도 배웠다.

 

그녀는 걸으면서 자신이 지금까지 잃었던 것을 찾으며 자신감을 갖기도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에서 좋은 점을 기억하고 그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또한 그리워하기도 한다. 석 달 동안 견딜 수 없을 만큼의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느라 발톱이 6개가 빠졌지만, 그 모든 어려움을 당차게 이겨내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려 단숨에 읽어내려 간 것 같았다. 내가 그 험한 길을 걷기라도 한 것인 냥 마음 뿌듯하다.

 

거대한 자연을 배경으로 걷는 길이었지만 풍경에 대한 묘사는 전무하다. 다만 그 자연에 맞서는 한 인간의 용기와 인내가 펼쳐질 뿐이다. 주인공은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외로움을 처절하게 겪으면서도 자신을 되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문득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마음을 부여잡고 내가 이 길에서 취한 이득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기도 한다.

 

이런 자신감을 찾는 길이라면 한번 나서고 싶은 길이 아닐까. 꼭 그 길이 아니어도 내가 가야하는 길도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어렵고 힘든 길에서 얻은 귀한 가치를 찾은 그 보람을 피력하고자 한 소중한 책을 나에게 보내준 착한 마음에 감사함을 전한다.

 

 

 

▲ 오늘(14일) 세상님께서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셨다.

"Wild" paperback 선전에 관한 기사가 코스트코 월간지에 나왔기에 보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이런 내용과 함께... 내 작은 글에 이렇게 호응을 해 주시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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