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상문

아무 생각 없이(無思)

물소리~~^ 2014. 9. 18. 22:13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서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에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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