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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살아있는 묘 (지석묘)

물소리~~^ 2014. 10. 28. 15:09

 

 

 

 

 

▲ 龜岩里支石墓群(구암리지석묘군) / 사적 제103호

 

 

 

개암사와 우금암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 어차피 하루 내 시간으로 만들었으니 여유로운 마음이 앞선다. 다시 개암저수지를 돌아 지방도에 나와 조금 달리노라니 한 밤색이정표가 눈에 보인다. ‘구암리지석묘 3.5km’ 라는 안내 표시판이었다. 밤색이정표는 유적지나 관광지를 알려주는 표시판임을 익히 알고 있었는데도 와락 반가움과 함께 시간을 저울질하는 마음이 동시에 솟구친다.

 

3.5km 라면 금방 다녀올 거리~ 그에 이곳 지석묘 또한 답사기에서 얼핏 읽은 이야기임에 이곳까지 왔으니 한 번 들려보자는 마음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방도로 편도 1차선 직진 방향이 아닌 좌측으로 꺾어 들어가는 길이었고 나는 핸들을 꺾느라 조금 멈칫멈칫 했는데 뒤따라오는 차에게 방해가 되었나보다. 빵빵 보채는 소리에 급히 꺾느라 하마터면 길 밖으로 벗어날 뻔했다.

 

도로 양쪽으로 펼쳐지는 들판의 모습이 참으로 풍요롭다. 이제 우리 농촌도 참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니, 그 중 하나가 각 지역의 테마를 살려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일일 것이다.

 

지석묘는 도로변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답사기에서는 한 폐가 곁에 고인돌 각각에 철책을 쳐 놓았다 했는데 이젠 말끔히 정리된 듯싶다. 작은 규모의 주차장이 있고 지석묘에 대한 간단한 설명의 안내판도 있었다. 비켜든 햇살을 받으며 은행나무가 빙 둘러서있는 공터 안에 지석묘 10여기가 모여 있다. 분명 마을 안인데도 정적이 감돌고 있다.

 

지석묘란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무덤으로서 고인돌이라고도 하며, 이곳의 지석묘는 남방식으로 커다란 판석을 작은 돌들로 받친 모양이다. 보통 4개의 받침돌을 이용하는데 반해 8개의 받침돌로 받쳐있으니 다른 지역의 고인돌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늦은 오후의 해가 많이 기운 탓일까. 비스듬한 햇살을 받고 있는 고인돌들은 말이 없다. 다만 몸짓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들이 지닌 시간의 흐름은 주변의 것들에게도 괜한 운치를 더해주며 세월을 지나고 있었다. 죽 늘어서있는 은행나무들이 아직은 마냥 노랗지는 않지만, 짙게 물들어 잎이 떨어질 때면 장관을 이루면서 고인들의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라는 생각에 머문다.

 

청동기시대라면 얼마만큼의 세월이 흐른 것일까. 그 세월동안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죽음은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찾아와서 바라보는 문화재로 격상되어 있으니 죽음이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닌가 보다. 이렇게 오늘 지석묘를 돌아보고 가는 성급한 나의 마음이지만 헛된 시간은 아니었노라고 스스로 추켜 세워보았다.

 

 

 

▲ 주차장에서 바라본 지석묘군 입구

 

 

 

 

 

 

 

▲ 마치 움직이고 있는 듯싶다.

 

 

 

 

▲ 이 묘의 받침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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