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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따라 발길따라

월악산을 향하여

물소리~~^ 2014. 6. 21. 08:37

 

 

 

 

   복원력~ 어떤 물체가 변형되었을 때, 그 물체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힘을 일컫는 말이다. 단순한 단어로만 알고 지내던 이 말이 요즈음에 참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말이다. 그 아픈 말이 내 몸에 비유해 문득 떠오르다니…

 

어제의 치악산 등산에 이어 오늘 월악산에 도전하기로 하였었다. 치악산이 1,288m 월악산은 1,097m 이다. 치악산 하산길에 오른쪽 발목이 자꾸 시큰거려 참 많이 힘들었다.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과 함께 두려움이 앞선다.

 

우리는 일단 차질 없는 행보를 위해 원주 박경리문학공원을 나와 단양으로 이동하였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아침에 몸 상태를 봐서 월악산 등반을 할지의 여부를 결정할 참이었다. 그런데 잠도 오지 않았다. 힘든 산행을 했기에 곯아떨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정신이 말똥거리기만 하니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밤 11시 넘도록 TV와 시름 했는데 어느 순간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뜨니 아침 6시였다.

 

그런데 몸이 멀쩡했다. 통증은 물론 뻐근함도 없었다. 다행이다 싶으면서 떠오른 단어가 복원력이었던 것이다. 내 몸의 복원력은 괜찮은 편이구나 하는 스스로의 안도감을 가지고 산행 준비를 서둘렀다.

 

월악산이 있는 제천에서 머물지 않고 단양으로 왔던 까닭은 충주호를 끼고 도는 단양 8경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한데 심한 가뭄으로 강은 밑바닥을 보일 지경이었다. 간혹 묶여 있는 유람선들이 보였지만 강바닥을 훑고 지날 정도의 얕은 물이었다. 마음이 착잡했다. 우리처럼 단순히 관광차 나온 사람들이야 좋은 풍경을 못 보면 그만이지만 여기에 삶을 기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싶으니 스쳐 지남도 미안하다.

 

국립공원 월악산 들머리인 덕주사로 향했다.

오늘의 산행 계획은

덕주사 → 마애불  → 960봉  → 송계삼거리  → 영봉  → 송계삼거리  → 동창교 에 이르는

총 10.7km의 산행을 할 참이다.

 

일단 덕주사까지 차로 이동을 하였다. 고운 길을 따라 가노라니 덕주루와 산성이 보인다. 우리는 잠시 멈추어 서서 시간의 흔적을 찾아보았다. 이곳 월악산은 신라 마지막왕의 경순왕의 아들과 딸인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한이 서려있는 곳이었다. 곳곳에 그들의 흔적이 남아 있으니 오늘은 그에 마음 쏟으며 걷는 길일 것이다. 덕주루와 마주한 성의 정교함이 놀랍다. 사람의 힘으로 이렇게 정교하게 쌓았다니 ......

 

 

▲ 덕주루

 

 

▲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면 저 길을 걸었을 것이다.

 

 

 

 

 

 

 

 

 

▲ 산성과 설명문

 

 

 

 

▲ 학소대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곳)

 

 

▲ 노루오줌

 

 

▲ 월악산 수문장 같은 바위가 지키고 서있다.

 

 

▲ 덕주사

 

 

 

덕주루를 지나 조금 오르니 덕주사가 보였다. 덕주공주이야기와 관련된 절이어서 거창하고 고색 창연함을 기대했었는데 썰렁하기만 했다. 신라 진평왕 9년(586년)에 세워진 절로 6.25때 훼손되었고 1970년에 중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하니 썰렁함은 당연하다 하겠다.

 

마의태자는 경순왕의 아들이며 이름은 김일 이었다고 한다.  한데 우리는 마의태자라 부르고 있으니 그에 깊은 사연이 있다. 마의태자는 한자로 麻衣太子로 삼베옷을 입은 태자라는 뜻이다. 멸망한 신라의 왕자가 비단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할 수는 없었다. 왕족이라하여 붙잡히면 죽임을 당할테니까. 그렇게 변장을 하고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만 불운의 왕세자 였다.

 

경순왕은 후백제 견훤의 도움으로 왕위에 올랐지만 견훤을 배반하고 아들, 딸을 버리고 고려의 왕건에게 항복하고 만다. 항복한 댓가로 왕건의 큰딸인 낙랑공주와 결혼하여 사치스런 생활을 하며 천수를 누렸다고 하니,  나라를 빼앗기고도 사치스런 생활을 하던 경순왕은 신라 56대 왕 중 유일하게 경주가 아닌 곳에 묻혀 있다고 한다.

 

이리저리 둘러 보았지만 스님 한 분이 절 주변을 청소하고 계시는지 물소리만 들릴 뿐이다.

 

 

 

 

 

 

 

 

 

▲ 산신각

산신각이 특이했다.

두 개의 커다란 바위를 양 옆의 기둥으로 삼아 산신각을 만들었으니

어쩜 가장 산신각다운 산신각이 아닐런지...

 

 

▲ 약수 시원하게 마시고 등산을 시작하라는 듯

 

 

▲ 안전한 산행을 기원해 주는 듯싶은 미륵불,

영봉 표지판 옆길이 등산로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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