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우리의 진정한 스승

물소리~~^ 2014. 4. 23. 11:59

 

 

 

 

스승의 사전적 의미는 “ 자기를 이끌어 주는 사람” 이다.

참으로 부족한 표현이라 생각되지만 달리 생각하면

가장 평범함 속에서 특별함을 일러주는

참다운 길을 걷는 사람을 표현하는 적절한 말이기도 하다.

스승이란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스승의 날이 돌아오면

수업을 하느니, 안 하느니 하는 말들이 무성할 만큼

그 의미가 많이 왜곡되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또한 요즈음에는 참다운 스승이 없다는 말을 자주하지만

그만큼 스승이라는 자리를 높이 받들기에 높은 기대감에서 빚어지는 말일 수 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승이라는 의미를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음은 학교생활에서다.

물론 국어, 수학 등 교과서를 가르치며 깨우쳐주는 일반적인 의미의 스승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나름의 깊은 의미를 부여하며

더 높고 깊은 뜻을 지닌 사람으로 인식하기까지는

우리보다 앞서 살아간 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다.

 

다산 정약용의 저서 중 속담을 모아 놓은 책,

이담속찬(耳談續纂)의 내용에는 스승의 의미를 표현한 이야기가 있다.

중국의 속담을 인용한

“경서(經書)를 가르치는 스승은 얻기 쉬우나,

인품이 뛰어나 인간을 가르칠만한 스승은 얻기 어렵다”라는 내용이다.

다산은 설명하기를

“문장의 구절은 통달하기 쉬우나, 덕행(德行)의 모범을 보이기는 어렵다”라고 하였다.

 

내가 잘 알지도 못했던 내용을 거창하게 꺼내는 이유는

요즈음의 우리의 아픈 사고 속에서 참다운 스승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행의 모범을 보인 스승을 만날 수 있었음에

안도하는 마음으로 인용하며 새겨 보고 싶은 심정이다.

더구나 스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그들이 남긴 교훈이 더욱 빛나며 내 마음을 싸하게 하기 때문이다.

참 스승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 있었다.

 

어린 학생들에게 먼저 구명조끼를 입혀주며 안심시켜주고

자신은 끝내 빠져 나오지 못한 스물두 살 세월호의 여자 승무원,

침몰하는 뱃속에서 마지막까지 비상구 난간에 매달려 소리치며

학생들을 대피시키며 학생들을 찾아 나서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교사,

여기 애기가 있다고 외치며 안고 온 어린아이를 먼저 구명보트에 태운 학생,

이십여 명을 소방호스로 끌어 올려주었고 자신도 겨우 빠져나와서는

학생들이 더 많이 남아 있었음에 자책하시는 한 아저씨,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다 팽개치고 사고현장으로 달려간 어부님들,

차갑고 무서운 물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들 딸 잃은 부모의 심정이 되어 바다 속으로 잠수하기를 반복하는 잠수부 분들,

사고현장으로 달려간 가족들을 보살펴주는 자원봉사자 분들,

모두 모두 우리의 참답고 참다운 스승이시다.

 

며칠째 이어지는 사고소식에 무력감이 쌓여가는 중에도

이런 참다운 스승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힘이 솟는다.

과연 나는 무엇으로 답하고 있을까. 나 역시도 스승이 되고 싶다.

그 마음으로 우선은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충실하며 지금의 빈자리를 지키고 싶다.

아픈 마음들이 제자리에 돌아 왔을 때, 그나마 편히 쉴 수 있도록

안정되고 희망이 있는 그런 자리를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작은 스승이 되고프다.

 

먼저 가신 스승님들! 모두 모두 편히 쉬세요!

가신 분들의 자리를 지켜내셔야 하는 살아계신 스승님들 건강 지켜내셔요!!

간절함을 보내고 보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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