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여름이 아닌데
기온만큼은 한여름을 웃도는 5월 마지막 날~
5월을 보내기 위해 공원 산을 올랐다.
진초록 잎들은 햇살에 제 몸을 꼭꼭 쥐어짜며
초록 물을 뿜어내는지 유난히 반짝거린다.
나무 그늘아래를 살금살금 걷는데
어디선가 그윽한 향이 코끝에 스치다.
아! 이 향은??
눈을 둘레둘레 돌리다가 한 나무에 눈이 딱 멎는다.
쥐똥나무였다.
가을이면 까맣게 익는 열매가
쥐똥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이렇게 향기롭다니!!
잎새에 작디작은 꽃을 있는 둥 마는 둥 달고 있어
존재를 잘 드러내지 않지만 그 향기로 자신을 대신하는 쥐똥나무다.
살짝살짝 코끝에 대어보며 연신 향기를 들이마시노라니
향기는 그윽하게 어린 시절을 떠올려 준다.
하마 그 이야기들은
새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나무 하나에서, 그 香에서
우리 마음 속 깊이 묻힌 이야기들을 꺼내볼 수 있으니
지나간 5월도,
따듯한 이야기로 묻어 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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