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사랑으로!!

단상(短想)

길에서 얻다

물소리~~^ 2014. 5. 14. 12:40

 

 

 

 

참 예쁜 길

 

 

 

늘 다니던 오솔길,

시나브로 변하는 숲길의 변화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다녔나 보다.

오늘, 작고 예쁘게 굽은 길을 걷는데

문득 길이 전해주는 아늑함이 좋아 우뚝 멈췄고 가만히 뒤돌아섰다.

아, 그런데 길게 이어진 길의 모습에 그만 나도 모르게 훅! 하며 놀라움을 삼켰다.

언제 이렇게 변했을까.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길섶의 국수나무의 나란한 우거짐 속에 마치 내가 사열식을 갖는 것 같다.

감히 사열이라니…

어쩌면 저들이 나를 사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 마음의 변화를 저 녹색 친구들에게 검열을 받는 듯싶다.

 

연두에서 어느새 짙푸름으로 변한 오솔길은 여름을 품고 있었다.

새 잎 하나에도, 막 피어나는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을 열고 맞이하곤 했던 시간들을 빼앗긴 오월이었다.

놓친 오월이었지만 오월은 변함없이 변하고 있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본질을 지녔다고 했다.

그런데도 느닷없이 변하는 것들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변하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려 몸부림치는 존재는 우리 인간뿐일 것이다.

한갓 헛된 욕망임을 알면서도 놓지 못하고 있다.

 

모든 존재는 변하며 흘러가는 것,

붙잡아도 붙들리지 않는 깊고 오묘한 이치이다.

나의 급변한 하나의 행동은

어쩌면 변화가 아닌 가슴 속 깊이 감추어둔,

아니 숨겨둔 본연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진정 내 모습이라면 수긍하며 받아들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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