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여든여섯을 맞이하신 울 어머니~
어쩌다 안부 전화 한 번 드리는 것으로
내 할 일 다 한 것처럼 생각하는 마음 한 구석에는
마음의 무거움이 늘 자리 잡고 있다.
전화라도 마음 놓고 하지 못하고
불쑥 생각 날 때만 하면서도
바쁘다는 핑계의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그렇게 출근길을 서두르며 전화를 드리니
어머니는 무턱대고
“**야, 베란다화분의 꽃이 너무 예쁘구나
나 혼자 보기 아까우니 너 가져가라“ 하신다.
나는 얼른
“어머니 집에 봄이 와서
어머니 더 기운 차리시고 건강하게 사시라 응원해 주나 봐“
라고 말씀을 드리니 금세 밝은 목소리를 들려주신다.
그 꽃을 사진 찍어
서울 아들네, 딸네, 그리고 나한테로 보내달라고 하였다.
어떻게 하는 줄 몰라서 못한다고 하시더니
가까이 사는 언니와 병원에 다녀오신 후
언니에게 부탁을 하셨는지
예쁜 꽃 사진이 연달아 날아온다.
어찌 봄을 경치 좋은 곳에서만 만끽하랴.
스치는 바람 한줄기에도 봄내음이 가득하고
울 어머니 집에도 봄이 가득하다.
그 좁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꽃들도 봄을 알고 있었을까
꽃은 바싹 마른 마음을 환하게 밝혀준다.
꽃이 지닌 아름다움은 고달픈 삶을 긍정케 하는 묘약이다.
문득 그 꽃 화분을
우리 집의 좋음으로 상징하고 싶다.
무엇이든 의미를 부여하면 크게 보이는 법,
우리 식구들 마음속에 늘 꽃처럼 예쁜 마음이 가득하기를
이 봄을 틈타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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