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봄, 첫 일요일 ,
모처럼 미세먼지가 비켜간 하늘의 청명한 손짓을 거부할 수 없다.
집안 정리를 다 한 개운한 마음을 안고 뒷산을 올랐다.
늘 걷는 오솔길, 늘 만나는 그 자리 그 나무들이건만
전해오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나뭇가지의 용틀임에서 불끈 근육이 오르는 듯싶고
땅위의 키 작은 초목들은 금세 꽃을 밀어 올릴 기세인 듯 통통하다.
봄이면 늘 만나는 꽃들을 찾아 나섰다.
여느 때 같으면 지금쯤 노루귀들이 활짝 피었을 것인데
아쉽게도 지지난해의 폭우에 산사태가 나면서
노루귀들의 자리도 함께 휩쓸려 나갔다.
올 봄으로 벌써 이태,
발맘발맘 찾아가 보았건만
벌건 흙들만이 낙엽을 뒤집어쓰고 있다.
언젠가는 다시 이 자리로 꼭 올 것이라는 희망의 띄우고 뒤 돌아 섰다.
이제는 산자고가 피어나는 자리를 찾아갔다.
어쩜 지난주에는 보이지 않았었는데!!
멀리서 보아도 하얀 꽃송이가 보인다.
아! 그래 올해도 어김없이 꽃을 피운 산자고~
그 자태가 참으로 곱다.
흰 빛에 자주 줄무늬를 넣어 만든 꽃 잎!
정갈함을 품고 있는 다소곳한 자태에 숨이 멎는다.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이지만
바라보는 내 마음은 늘 그리움으로 치닫는다.
유년 시절 봄 동산에서 놀던 그 아련한 추억의 그리움으로…
그 순진무구한 시절이 있었음을,
하여 오늘의 나의 삶의 이력으로 멋지게 장식해주는
그런 마음의 여백을 확인하는 순간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봄꽃 산자고!!!.